민주 “새 원내지도부가 협상, 與野도 바뀌었다”

국힘 “여당땐 여당몫, 야당 되니 야당몫 주장”

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다시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직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합의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다. 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과 위원장 배치에 상당한 진통이 전망된다. 또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의석수에 변동이 생기면, 협상 재검토 목소리에 도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진성준 의원은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야가 바뀐 상황이기 때문에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해야 한다”며 “전반기 원내대표가 후반기 원구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합의를 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사위원장 논란의 시작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처음 꺼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원구성 합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 모두 원구성 협상권한이 있는 원내지도부를 새로 꾸린 만큼 이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논리다. 박 원내대표는 또,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정국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의장 중재안 합의를 파기했다는 점을 ‘원구성 재협상’의 이유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독선”이라며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신들이 여당일 때는 여당이란 이유로 법사위원장을 강탈해 가더니, 대선 패배하더니 이제는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이라고 우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사위장과 국회의장을 동시에 차지하는 것은 독선이자 뻔뻔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검수완박 악법 파기와 원구성 논의 파기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근 민주당이 눈에 보이는 게 없나 싶을 정도로 국회 운영에 대한 틀을 깨려고 한다”며 “법사위를 강탈한다면 입법 독주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국민들의 거센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국회 상임위원장을 교섭단체 의석수 비율에 따라 11대 7로 재배분하고, 올해 6월 이후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합의 당시는 21대 국회 출범 후 1년 이상 민주당이 18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해 온 상태로, 합의에 따라 기존 국회 관행대로 의석 배분이 정상화된 바 있다.

다만 현행 국회법에는 상임위원장 수를 교섭단체 의석수 비율과 연동해서 배정한다거나, 특정 상임원장을 여당 혹은 야당이 맡는다는 등의 상세 문구는 명시돼있지 않다. 이 지점이 원점 재협상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달 1일 열리는 7곳의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의석수에도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11대 7이라는 기존 합의 비율도 조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

하반기 원구성 자체가 공전이 될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상 6월 하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5월 중순께부터는 작업에 들어가야 하지만 지방선거가 겹치며 본격적인 논의가 6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 법사위원장 논란으로 이미 갈등이 격화됐다”며 “임기가 종료된 상임위가 구성되지 않은 빈 국회 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세진·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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