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원자재 가격 인상에 중기 손익 악화
원자재 가격 인상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연동제 요구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건설자재비는 40~50%가 치솟는데, 건설사는 계약금 증액 요구에도 꿈쩍않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현장 셧다운되거나 폐업까지 갈 수 있어요.”
“건설사와 계약은 3년까지 가는 장기 계약인데, 창호 프레임에 쓰는 알루미늄 가격은 1년새 2배가 올랐습니다. 인상분을 반영해주지 않으니 납품업체들만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잇딴 원자재 가격 급등,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상하이 봉쇄 등의 여파로 몸살을 앓는 중소기업계가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원가 상승 요인을 중소기업만 떠안고 대·중견기업 등 원청기업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불공정을 시정해달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더불어민주당이 3일 진행한 중소기업계 민생현안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철광석과 원유, 펄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데 원청기업과의 계약은 원자재 가격 급등 이전 조건을 고집하는게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왔다.
지난달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기 제품의 공급 원가 중 원자재 비중이 59%, 노무비가 23%, 각종 경비가 18%였다. 올해 원자재 가격은 지난 2020년보다 평균 51.2% 상승했는데, 원가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모두 반영했다는 중기는 4.6%뿐이었다. 46.2%가 일부를 반영했다고 답했고, 반영하지 못했다는 곳이 49.2%로 절반 가까이 됐다. 응답한 중기들 중 91.7%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4월 협동조합과 중앙회가 납품기업을 대신해 원청기업과 협상을 할 수 있게 하는 납품대금 조정협의제가 시행됐지만, 원청기업의 거래단절 등 보복조치 우려 때문에 이용이 저조한 상태다.
중소기업계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해, 원재료 가격 지수가 3% 이상 상승했을 경우 계약 종료시 대금을 의무적으로 조정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원청기업이 대금 조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원재료 추가구입에 들어간 비용의 2배 가량을 과태료로 내게 하는 안도 덧붙였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중기들이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발적인 상생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법으로 규정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납품단가 연동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최근 인수위는 이를 폐기하겠다고 했다가 반발이 거세지니 중장기 과제라고 말을 바꿨다”며 “대기업에 인센티브를 줘 납품단가를 자율 조정하겠다는 것은 결정권을 대기업에 주겠다는 것이고, 자율조정으로는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불공정 기조를 타파하기 위해 상생협력법 개정안, 하도급법 개정안 등 법안 처리에 민주당이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