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 운영자 “대출로 겨우 버티는데…”
출동한 경찰 “소상공인 힘든데 기름” 위로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에 있는 한 호프집 운영자가 손님이 음식과 술값을 내지 않고 사라지는 '먹튀 사건'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가게 폐쇄회로(CC)TV 화면 캡처 사진과 함께 '아직도 먹튀하는 인간들이 있네요'라는 글을 썼다.
A 씨는 지난 27일 오후 남녀 손님 두 명이 자신의 가게를 찾았다고 했다. 이 손님은 병맥주와 소주를 시키고, 안주로 노가리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이후 4테이블 정도를 놓쳤지만 먼저 앉아 있는 손님이 항상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장사를 했다"며 "다른 손님들이 오는 데 자리가 없어 죄송하다고 돌려보냈다"고 했다.
A 씨는 그 남녀 손님은 계산을 하지 않고 자리를 비운 뒤 10~2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화장실이 밖에 있어 '화장실에 갔겠다'하고 기다렸다"며 "나타나지 않자 주변을 둘러봤다. 도망갔더군요"라고 했다.
이어 "너무 어이가 없어 CCTV를 돌려봤다"며 "자리에 일어나기 2분전쯤부터 둘이서 얼굴을 맞대고 속삭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가 소지품 등을 챙기고 먼저 일어났고, 남자가 자켓을 입고 테이블 위 본인의 소지품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 다 했다"며 "아르바이트생 옆을 지나가며 '화장실 비밀번호가 뭐였더라'라며 흥얼거리면서 지나갔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서울 도봉경찰서 소속 경찰은 지문을 채취하겠다며 이들이 먹은 술병을 따로 빼달라고 했다.
A 씨는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것 같아 경찰에게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에 "장사가 잘 되는 번화가에서 이랬다면 저도 이렇게까지 안 했겠지만, 소상공인이 힘든데 (손님들이)이렇게 불난 데 기름을 부으면 되겠느냐"라고 A 씨를 위로했다.
A 씨는 '먹튀' 손님에 대해 "너무 괘씸하고 화가 나 눈물이 난다"며 "거리두기로 대출을 받아 겨우겨우 버티며 어떤 손님이 와도 웃는 모습으로 반기려고 노력했다. 이번 일로 떳떳하고 양심 있는 손님 분이 화장실을 가면 힐끗힐끗 쳐다보는 제 자신이 어이없고 비참하다"고 했다.
한편 무전취식은 경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10만원 이하 벌금·구류·과료 등에 처해질 수 있다. '먹튀' 사건은 술에 취한 손님들의 착오로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상습적으로 무전취식을 하거나 고의성이 인정되면 형법상 사기죄도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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