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들, 검찰의 직접 수사 받지 않게 돼”

“수사·기소검사 분리, 내용 잘 아는 검사가 기소 못해”

형사소송법도 통과하면 경찰 결론 불복 절차도 제한

김오수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여야가 지난 22일 처리에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검찰의 입장 밝히고 있다. 박해묵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여야가 지난 22일 처리에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검찰의 입장 밝히고 있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국회가 이른바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법안 중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통과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대검은 범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공백 사태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냈다.

대검찰청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공직자 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능을 박탈함으로써, 이제 국회 의원, 고위공직자 등 권력자들은 공직자범죄나 선거범죄로 검찰의 직접 수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지적했다.

대검은 또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도 검찰이 수사할 수 없게 된 점을 언급하며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분리함으로써, 처음부터 수사를 개시해 사건의 내용을 가장 잘 아는 검사는 기소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안에 대해 “70년 이상 축적한 검찰의 국가수사역량을 한순간에 없애고 국민의 생명·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법안이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없이,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핵심적인 절차가 무력화된 상태에서 통과되었다”고 논평했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표시한 대검은 “대통령과 국회의장께서 이러한 위헌·위법적 내용 및 절차, 국민적 공감대 부재, 선거범죄 등 중대 범죄에 대한 심각한 수사공백 등의 문제점에 대해 마지막까지 심사 숙고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해주시기를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전국 일선 검찰청 중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도 “국회는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70년간 이어온 형사사법의 한 축을 오늘 무너뜨렸다”며 “국가의 범죄대처 역량은 유지되어야 하고, 국민의 인권은 철저히 보호되어야 한다”며 “이에 역행하는 위헌적 법률안이 공포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검찰의 수사대상 범죄를 기존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범죄로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검찰은 공직자의 선거범죄 등을 수사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조만간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의결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 검찰은 경찰이 먼저 다룬 사건에 대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수사할 수 있다. 경찰이 내린 결론에 고소인이 아닌 고발인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돼 법조계에선 사건 암장 혹은 피해자 보호 부실 등의 우려를 내놓고 있다.


jyg9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