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선제공격’ 언급에 기정사실화

이르면 한미정상회담 전후 감행

열병식때 ICBM 조만간 쏠 수도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인 지난 25일 저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인 지난 25일 저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운운하며 지속적인 핵 전투능력 향상을 공언하면서 7차 핵실험이 기정사실화되는 기류다. 북한은 이미 지난 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재검토 방침을 밝힌데 따라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핵실험만 남겨둔 상태다.

김 위원장은 특히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연설을 통해 “국력의 상징이자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 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7년 11월 이후 4년 4개월여 만에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함으로써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데 이어 사실상 7차 핵실험을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비핵화는커녕 핵보유를 넘어 핵 고도화를 추구하고 있는 북한 입장에선 추가 핵실험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은 이번에 심야에 개최한 열병식에서 ICBM ‘화성-17형’을 비롯해 기존 ‘북극성-5ㅅ’보다 길어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등 다수의 핵 투발수단을 공개했는데, 이들에 핵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핵탄두 소형화가 필수적이다. 과거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파괴력을 과시한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경우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목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르는 까닭이다.

기존 핵보유국들도 초기에는 많은 핵물질을 사용해 무겁고 크면서도 단순한 핵탄두로 출발해 점차 더 가벼우면서도 작고 정밀한 핵탄두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미 본토 전역에 도달 가능한 ICBM 사거리를 과시한 북한으로서는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함께 핵탄두 소형화는 풀어야할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도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내 4개 갱도 중 북한이 과거 6차례 핵실험 때 사용하지 않은 3번 갱도 내부로 중장비를 반입하기 위해 입구를 평탄화하는 등 작업이 계속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애초 북한은 3번 갱도 입구를 복구하려다 지난 2018년 폭파로 많은 잔해가 쌓인 탓에 우회해 새로운 통로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새 통로를 넓히기 위해 중장비 등을 진입시키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이밖에 장마철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3번 갱도 주변 하천 정비 정황도 파악됐다.

다만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 시기를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대북소식통은 27일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기 위해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정비를 끝내고 계측장비 등을 설치해야 한다”며 “핵탄두 소형화 실험 계측장비 등은 기존 실험 때보다 정밀한 설치와 안정화 기간이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북한은 3번 갱도를 정비하는 단계로 아직 계측장비 등을 반입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결심과 정무적 판단에 따라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이 무리한다면 5월 말이나 6월 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내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7차 핵실험이 풍계리 핵실험장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만큼 시기를 더 앞당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함께 북한이 이번 열병식 때 공개한 ICBM이나 SLBM 추가 시험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앤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열병식에서 역대 최대로 알려진 ICBM을 공개했다”며 “김정은이 작년 1월 고체 연료 ICBM 개발 의지를 밝힌 만큼 조만간 시험발사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