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행에 들어간 중대재해처벌법 등 21대 국회 들어 의원입법을 통한 기업규제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입법은 개별 의원들의 자율적인 입법권 행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정부입법에 비해 발의 절차가 간소하고 별도 제동장치도 없다는 면에서 제도보완 필요성이 줄곧 제기돼 왔다.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새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완화 방침을 예고하고 있지만, 의원입법 발의기준 강화와 법의 질 제고에 대한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많은 제약이 뒤따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2면

22일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운영하는 규제정보포털에 따르면 21대 국회 회기 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해 총 212개(4월 현재)의 기업규제 법안이 발의됐다. 이를 통해 탄생한 기업규제수는 480개다. 법안당 평균 2개 이상의 규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20대 국회 전체 기간 중 산자위를 통해 제안된 기업규제 수만 679개다. 2020년 5월부터 시작된 21대 국회 회기가 반환점도 돌지 못한 상태지만 벌써 500개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이미 직전 국회의 70% 수준을 넘어섰다.

환경노동위원회에도 총 133개의 기업규제 법안이 발의된 상태이고, 이를 통해 164개의 규제가 마련됐다. 산자위·환노위 두 곳에서만 이번 회기 들어 총 644개의 기업 규제가 나온 것으로 법제사법위원회(중대재해처벌법 등), 정무위원회(공정거래법 등) 다른 상임위 소관 법안 포함시 이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산자위에서는 대표적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이 총 12건 발의됐고, 이를 통해 총 29건의 규제가 생성됐다. 이 상임위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도 13건이 나왔고, 이로써 30건의 규제가 만들어졌다. 환노위에서도 근로기준법 개정안(법안 24건·규제 28건) 등 근로 및 환경 규제를 담은 130여건의 법안이 심의 중이거나 일부는 통과됐다.

이처럼 21대 국회에서 기업 규제법이 쏟아진 데에는 여야 의석수에 큰 차이가 없었던 20대 국회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의석수 균형이 무너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일본의 경우 의원들은 실력이 없으면 법안을 만들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법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마구잡이식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며 “입법이 특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필터링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원·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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