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복궁서 ‘3인3색’ 공연
궁중악사 고용 ‘관현맹인제도’
전통예술단 봄기운 품은 무대
공연실황 내달 유튜브 공개도
숱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재위1418~1450)은 시각장애인 악사들에게 관직과 녹봉을 주고 궁중악사로서 연주토록 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소장 최재혁)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이사장 김선태)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이어가는 행사를 마련했다. 이들은 당일 오후 3시 경복궁 내 집경당에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경복궁 특별기획공연 ‘3인 3색 세종의 봄을 품다’를 개최한다.
연주를 맡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측은 “관현맹인(管絃盲人) 제도는 15세기 시각장애인 악사들을 궁중악사로 고용했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반영된 일종의 장애인 복지제도였다”면서 “600년 전 전통공연을 재현하고자 2011년 관현맹인전통예술단(단장 최동익)을 창단했다”고 소개했다. 장애인 역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일자리를 마련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을 조선시대에도 널리 자리잡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 해 경복궁에서 최초로 열렸던 수정전 공연에 이어 두 번째 장애인 예술단 공연으로, 아름다운 전통을 계승하고 알리는데 의미가 있다. 공연의 주제인 ‘3인 3색(3人 3色)’은 거문고, 대금, 단소 연주자 3인방이 펼치는 무대를 뜻하며, 국가무형문화재 가사 이수자의 정가와 어우러진 특별한 공연이다.
담담하면서도 유수(流水)와 같은 멋이 있는 우락(羽樂),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여는 맑은 비를 표현하는 청우(淸雨), 노곤한 봄날의 졸음을 뜻하는 춘면곡(春眠曲) 등 봄기운을 담은 품격 있는 국악공연이 해설과 함께 펼쳐진다.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의 일상으로의 복귀 염원을 담아 세상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정악합주곡 ‘천년만세’도 연주된다.
장애인-비장애인이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도록, 소규모 봄맞이 실내공연으로 기획되었다. 공연장에 오지 못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공연실황을 영상으로 담아 5월 20일부터 문화재청과 관현맹인전통예술단 유튜브에서 공개한다.
앞서, 경복궁관리소는 지난해 5월25일 사회복지법인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와 ‘시각장애인 문화향유권 증진과 문화유산의 이해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각장애인 대상 맞춤형 문화탐방 체험 프로그램, 시각장애인 대상 촉지도 종합안내판 설치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세종대왕의 뜻을 이어, 시각장애인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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