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 장관 후보자

두 자녀 경북대의대 편입 논란

민주·정의 공히 ‘낙마리스트’에

국힘 내부서도 “이해충돌 의혹”

인수위도 미묘한 기류 변화 감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자녀의 편입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자녀의 편입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19일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과정에 ‘아빠찬스’ 의혹이 불거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틀째 나온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정 후보자의 ‘40년 지기’ 표현을 반박하는 등 다소 거리는 두는 듯한 미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됐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조국 사태와 뭐가 같나”(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등 정 후보자와 관련한 윤 당선인 측의 엄호 발언에 대해 맹폭을 가했다.

윤 위원장은 “장 비서실장은 눈이 없고 귀가 없느냐”며 “과거에 (그가)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 했던 말을 놓고 보면 (정 후보자는) 즉각 구속 기소해야 할 사안들”이라고 지적했고, 윤 당선인을 향해서도 “과거 (조국 사태 때) 검찰에서 부정의 팩트가 있어서 압수수색 했느냐.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검증 단계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는 건 알았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장관 후보자들은 총리 후보자의 추천을 통해 임명이 되는데 그렇게 무책임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추천권을 제대로 행사한 것인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남들은 힘들게 공부해도 들어갈까 말까 하는 곳을 아빠와 아빠 친구들이 척척 해결해주는 것을 보면서 청년들에게는 큰 박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면서 “조국 전 장관 때와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제원 비서실장 ‘조국 사태와 다르다’고 항변한 데 대해서도 “다르다. (정 후보자가)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렇게까지 뻔뻔하셔도 되나 싶은 수준이다. 그런 의혹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반문하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를 이미 ‘데스 노트(낙마 대상)’에 올린 정의당 역시 “인사청문회를 받을 자격도 없다”며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여영국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이미 지금 현재 드러나고 있는 이 수준만으로도 부적격이다. 청문회장에 올라올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고, 배진교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그렇게 비판했는데 이것을 강행할 경우에는 신(新)내로남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의 자진 사퇴 요구도 계속됐다.

전날 공개적으로 정 후보자의 결단을 요구했던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정 후보자가 자연인이라면 아버지가 있는 병원에 자녀가 편입하고 병역관련 서류를 떼는 게 용인될 수 있겠지만, 이 분은 지금 장관 후보자이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다”며 자진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옛말에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며 “국민들께서 ‘위법행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지적하는 게 아니라, 이해충돌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상식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인수위의 미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됐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청문회를 통해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윤 당선인의 ‘부정의 팩트’라는 말은 법적책임 넘어서 도덕성까지 한 차원 높은 차원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안이 있는지 언론·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당선인이 정 후보자와 ‘40년 지기’라 망설이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40년 지기라는 말은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며 “둘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시절 보냈고 검사와 의사에서 각자 전문분야서 바쁘게 활동해왔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과 거리를 두는 언급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지점이다.

한편, 지난 주말 정 후보자의 해명 기자회견에도 두 자녀의 의대 편입과 관련한 의혹은 연일 계속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대 의대의 2017학년도 편입 전형에는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없었다가 아들 정씨가 재도전한 2018학년도 해당 전형이 신설된 점, 경북대가 정 후보자 아들 지원 당시 지역인재를 관련 학칙보다 많이 선발했다는 점, 딸 구술평가에서 만점을 준 교수들이 정 후보자와 최근까지 논문 35건을 공저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경북대 측은 “2017학년도 전형이 끝난 후 교육부에서 지역인재를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권고를 했고 지역사회에서도 지역 학생들에 대한 기회를 확대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2018학년도에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개설했다”고 해명했다. 또 ‘지역인재 30% 선발할 수 있다’문구에 대해서는 “30%를 선발할 수도 있고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더 많이 선발하지 못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전날 보도설명자료에서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전형 구술평가 3고사실에서 만점을 받은 응시생은 정 후보자의 딸 외에도 4명이 더 있었다고 밝혔다.


badhoney@heraldcorp.com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