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선 당권→총선→대선 구상 솔솔
‘정치적 동지’ 新안철수계 결성도 과제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무게감을 유지하기 위한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직을 노리지 않고, 6·1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선거대책위원장직도 마다하고 있다. 그런 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안 대표의 내년 당 대표 도전설이 거론되고 있다. 당의 사령탑에 올라 2024년 총선을 지휘하고, 그 동력으로 2027년 대선에 재도전하는 시나리오까지 언급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지난 대선, 인수위 정국까지 연달아 거치면서 재충전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8일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이 당권 잡기에 나설 것으로 유력히 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6월11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됐고,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임기는 2년이다. 안 위원장이 내년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당 대표는 오는 2024년 4월10일에 있는 22대 총선에서 공천권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의당 출신으로 국민의힘 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안 위원장의 입장에선 자신의 정치적 동료를 여의도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한 때 이른바 '녹색돌풍'을 일으킬 만큼 수많은 인사들과 호흡을 맞췄으나 바른미래당·국민의당 등 정치 여정을 겪으면서 지금은 그룹의 상당 부분 와해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안 위원장이 이른바 신(新)안철수계를 구축해 2027년 대선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상당수 여의도 인사들의 분석이다. 당장 국민의힘 내 '원톱'으로 칭해질 만한 유력 대권주자가 없는 점도 안 위원장에게는 나쁘지 않은 지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안 위원장은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보다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모델을 택한 게 된다. JP는 지난 1997년 대선 야권 단일화를 한 후 김대중 정부에서 첫 총리를 지냈지만 대권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3당 합당을 한 YS는 처음에는 비주류에 속했으나 차츰 자신의 지지세를 늘려 결국 대선 후보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이후 당권을 장악해 차기 대권을 쥔 케이스다.
이와 함께 안 위원장 측은 극구 부인하지만 안랩의 주식 백지신탁 문제도 고려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복수의 정치권 인사들은 설명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인 국무총리가 3000만원 이상 주식을 보유하면 임명 2개월 내 주식을 직접 매각하거나 수탁기관(증권사)에 백지신탁해야 한다. 안 위원장은 안랩 지분 18.6%(186만주)를 쥔 최대 주주다.
안 위원장은 정치적 동지 만들기는 현재 진행형인 모습이다.
안 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름대로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도 있고, 전혀 없지만 과학계에서 명망이 있는 분들을 (내각 관련 인사로)추천했다"고 했다. 현재는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국민의당 소속)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장관 하마평에 오른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 등도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이 지선 선대위원장직을 "회의하고, 탁자에 앉아서 서로 글 읽고, 메시지 내고 그런 것은 이제 싫다"며 거절한 배경 중 하나로도 '전략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안 위원장이 "도와 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가서 도와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안 위원장이 차기 당 대표 출사표를 던진다면 그가 '대권 플랜'을 실현하기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승부를 벌여야 할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은 정치권 내 '앙숙'으로 칭해진다. 이 대표는 3·9 대선 승리를 이끌면서 정치적 무게감도 더 커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표는 차기 당권과 관련해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생각하는 A나 B 의원이 도전할 때는 그 분을 밀겠다. 만일 약간 불안하게 생각하는 C나 D가 도전하면 그분을 막기 위해 저는 뭐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안 위원장과 차기 당권 경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나온 말이었다. 이 대표는 'C와 D가 누구냐. 한 명은 안철수 대표인가'라는 추가 질문에는 "안 알려준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