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편 들 거라는 우려와 반대로

KCGI가 제안한 견제 안건에 찬성

[사진=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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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산업은행이 지난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제안한 ‘이사 자격 기준 강화’ 안건에 찬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한진칼 회장을 일방적으로 편들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달 23일 열린 한진칼 주총에서 이사의 자격 기준을 강화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 안건은 형법 상 사기, 배임, 횡령, 부당이득 등의 범죄를 지어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된 경우 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KCGI가 제안한 것으로 조원태 회장과 동생인 조현민 (주)한진 사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KCGI는 주주제안을 하며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견제장치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초 조 사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놓고는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사를 계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기업가치와 회사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2018년 ‘물컵 갑질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산은이 조 회장과 KCGI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줄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산은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도록 2020년 12월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하고 한진칼 지분 10.5%를 확보했는데, 조 회장과 삼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반면 산은은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한진칼이 윤리 경영 등 7대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5000억원의 위약금을 물게 하고, 조 회장을 경영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까지 했다. 그러한 산은 입장에서 KCGI의 제안에 반대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 산은은 이사 자격 기준 강화 안건에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조 회장의 백기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정 부분 불식시켰다. 다만 해당 안건은 53.35%의 찬성을 얻기는 했지만, 특별 결의 요건 정족수(3분의 2찬성)를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산은은 또 KCGI가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는 반대표를 던졌으며 이 역시 부결됐다.

한편 이날 주총 이후 KCGI는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17.41% 중 13.97%를 호반건설에 팔았다. 호반건설이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18.34%)과 반도건설(17.02%)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랐으며, 호반건설이 향후 어느 편에 설 것인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향방도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