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훼손과 기후변화로 감염병균의 변이속도가 의학기술 발전보다 앞서는 과정을 우리는 지난 2년여간 똑똑히 목도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발생 10개월 만인 2020년 말 누적 사망자 수가 이미 6년간의 제2차 세계대전 미군 전사자 수를 추월했다. 제1차 세계대전 4년간 940만명이 전사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2년간 610만명이 숨졌다.
역사는 지난 2년을 ‘제2의 페스트’라고 적고, 당대 사람들의 반성과 태도 변화 여부를 기록할 것이다.
요즘 “마스크 쓰라” “손 소독하라” “비말 내지 마라”는 당부를 안 해도 생활수칙으로 길들여졌다.
리오프닝 국면, 이제는 “쓰봉(쓰레기봉투)에 쓰담(쓰레기담기) 쓰담하라” “놀러 가서 자연을 아프게 하지 말고 그대로 두라” “일회용품과 탄소 발생 가능성을 줄이라”는 얘기가 몸에 밸 차례다.
10~40대를 중심으로 환경훼손을 막고 기후변화를 초래할 생활문화를 바꾸려는 착한 신인류 ‘엠제코(MZ+Eco)’의 활동은 칭찬받아 마땅하고, 지구촌 모두가 열심히 따라해야겠다.
세계 최고 반열의 가수 방탄소년단, 해리포터의 엠마 왓슨, 2022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윌 스미스의 아들 래퍼 제이드 스미스, 유니세프 대사 배우 겸 가수 셀레나 고메즈, 제로웨이스트활동가 배우 니키 리드 등 세계적인 엠제코 스타들이 지구환경보호를 지속 가능한 인기의 필수 요건으로 삼는 점도 의미 있는 세태 변화다.
관광 분야에서도 한국관광공사의 ‘쓰담 여행’ ‘탄소중립 여행’ 등이 하나의 공익상품으로 출시되고, 부산과 제주 민·관의 비치코밍, 클린하이커 전국 동호회원들의 쓰봉·집게 하이킹이 이어진다.
법과 행정 분야에도 물적 이득과 환경 수호라는 두 가치 중에서 친환경에 방점을 두는 시대로의 이행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백지화되고, 산청 황매산 개발계획도 철회해 자연휴양림화라는 보존으로 선회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채석장을 확장하려던 시도에 법원이 환경보호와 주민생활권 보장을 이유로 원심을 뒤집고 제동을 건 것도 최근 일이다.
자유로, 공항로, 일산대교 일대 엄청난 교통량에 중국발 서풍을 그대로 받는 경기도 일산의 대기가 국내 최악이어야 함에도 웬만한 서해안 도시에 비해 양호한 것은 여의도의 3배에 달하는 산소통 ‘장항습지’ 덕분이다. 한강시민공원처럼 콘크리트를 써서 개발했더라면 얻지 못할, 자연의 선물이다.
지리산 아래에서 나고 자란 조선의 석학 남명 조식(1648∼1714)은 “구차하게도 원숭이나 너구리가 사는 수풀 속 돌에 이름을 새기는 것은 아득히 날아가 버린 새의 그림자만도 못한 짓”이라고 꾸짖은 바 있다. 풀 한 포기, 돌 하나라도 금지옥엽 살펴주어야 할 ‘리오프닝 시국’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주변 환경이 나를 위협한다고 늘 걱정하는 ‘기후 우울증’까지 생겼다고 한다. 우울감 치료에는 청정자연과의 상호작용이 최고인데, 조건이 있다. 나만 힐링한 채 자연이 아프면 안 되고, 같이 살아야 한다.
봄꽃을 보려는 행락객들이 지난 2년간 6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장애물을 치우고 ‘분노의 여행’을 벼른다.
사태가 벌어진 뒤에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게 아니라 우리 미래를 지켜줄 자연을 금지옥엽 아끼고 ‘쓰봉 쓰담’에 탄소중립까지 하는 것은 미리 불행의 소지를 없애는 ‘똑똑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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