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량 실업·인적 자본 유출 등 막으려 자국 폐쇄할 수도
“美·동맹국 제재 전략 재고해야…러 지도자·신흥재벌 집중적으로 압박”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이 러시아에 가한 제재가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러 제재가 지속할 경우 러시아를 ‘또 다른 북한’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러 제재로 러시아가 생필품 부족, 대량 실업, 인적 자본 유출 등의 일을 막기 위해 자국을 폐쇄하기 시작하면 북한처럼 고립되고 불안정한 국가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막심 미노로프 스페인 IE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포린어페어스에 기고문을 실어 대러 제재 이후 러시아가 맞이할 현실 몇 가지를 짚으며 러시아 국민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서방 기업 대부분이 철수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수출·수입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방 기업의 운영 중단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컨테이너 사업자인 머스크가 러시아 대상 해운 업무를 중단했기 때문에 공급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미노로프 교수는 내다봤다.
수입 부품을 사용하는 자동차, 비행기, 가전제품 생산시설은 이러한 공급망 문제 때문에 몇 달 안으로 폐쇄할 것이고, 이는 불가피하게 대량 실업 현상을 낳아 러시아 시민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
미노로프 교수는 항공 여행 중단 또한 나라를 고립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러시아는 일시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에 대한 ‘혐오표현’을 허용한 메타(구 페이스북)와 인스타그램,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서방의 제재가 이뤄지자 이미 많은 러시아인은 나라를 탈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이미 이들의 ‘엑소더스’ 시도를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크렘린궁이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출국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폐쇄되고 고립된 러시아에 남은 대중은 푸틴 대통령의 선전에 세뇌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러시아 내에서는 이미 검열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푸틴 대통령이 ‘가짜 뉴스’를 게재하는 자에게 최대 15년 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안에 서명한 것이 대표적 예다. 우크라이나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실제상황은 러시아에서 ‘가짜 뉴스’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미노로프 교수는 미국과 동맹국이 제재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 경제를 말살해 국민을 적으로 만드는 대신, 러시아 지도자와 신흥재벌, 그리고 이들의 가족을 압박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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