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도 끊겨 눈 녹여 식수해결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 넘쳐나

무너진 건물 잔해속 어린이 비명…

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인부들이 포격에 희생당한 군인·민간인 시신을 집단 매장하고 있다. [AP]
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인부들이 포격에 희생당한 군인·민간인 시신을 집단 매장하고 있다. [AP]

전면 침공한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며 ‘생지옥’에 가까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미 일주일 전부터 전기·수도가 끊어진 마리우폴은 이제 식량 부족은 물론 의약품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의 침공 후 현재까지 최소 1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그는 “난방, 전기, 가스 공급이 모두 끊겼으며 시민들은 눈을 녹여 마시고 있다”고 처참한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AP는 마리우폴 현지 소식통을 인용, 도시 중심부 묘지에서 숨진 주민들이 집단 매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사회복무요원들은 25m 길이 구덩이를 파고 시신 30구를 한데 묻었다. 전날에는 시신 40구가 인근에 묻혔다.

AP는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포격으로 숨진 민간인과 군인 등이 너무 많아 질병으로 숨졌지만 수습하지 못한 시신도 넘쳐난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마리우폴 어린이·산모병원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참사는 심각한 수준이며 어린이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시설 폭격에 대한 국제 사회 비판도 잇따랐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권국가의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야만적(Barbaric)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병원을 폭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어떤 이유라도, 어떤 동기라도 용납할 수 없다(Unacceptable)”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무방비 상태의 취약 계층을 공격하는 것만큼 타락한(Depraved) 행동은 없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마리우폴에서 신생아 3000명이 의약품과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40만명을 인질로 잡고 인도주의적 지원과 대피를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