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분야’ 공약 핵심이 검찰 권한 확대
핵심공약 대부분 법률 개정 필요…자력 불가
수사개시범죄 확대 등 대통령령 먼저 손볼 듯
본인이 수사 전문가…“수사로 입증하려 할 것”
민주당 172석 동원 ‘검수완박’ 나설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당선으로 문재인정부에서 축소된 검찰권이 다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 부분은 법률 개정이 필요하지만, 대통령령의 직접수사범죄 확대 등 자체 개정이 가능한 부분을 우선 정리하면서 수사를 통해 검찰의 힘을 싣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윤 당선인의 대선공약집에 따르면 사법개혁 분야에 검찰 권한 확대가 들어가 있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 “현 정권은 ‘검찰개혁’이라고 외치면서 구체적 사건에 관한 수사지휘권을 남용하는 등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검찰개악’을 초래했다”고 주장한 만큼 취임 직후 재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당장 취임 후 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령 이하 제도 개정이다. 법률의 경우 국민의힘 의석이 106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협조하지 않는 한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없지만, 대통령령을 비롯해 검찰 자체 규칙 등은 곧바로 손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검찰의 직접수사 가능 범죄를 구체적으로 정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다.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6대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대해서만 직접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검찰청법에 정해졌는데, 이 6대범죄의 세부적 종류는 대통령령으로 나열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포함돼 있지 않은 범죄도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으로 분류해 대통령령 안에 포함하면 검찰이 직접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혁의 일환으로 검찰 수사권한 확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출범 1년새 폐지론에 내몰린 공수처를 정상화하겠다고 공약한 부분이지만 실질적으론 검찰권 강화 차원의 공약으로 받아들여진다. 고위공직자범죄 사건에서 공수처가 우선적으로 갖고 있는 규정을 없애 검찰과 경찰이 고위공직자 부패수사를 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게 골자이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의 내사·수사 첩보를 넘겨받아 수사를 무력화하지 못하도록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부분은 법률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추진하긴 어렵다.
윤 당선인 본인이 30년 가까이 검사를 했던 만큼, 수사로 검찰 신뢰를 강조한 후 본격적인 제도 개정을 통해 검찰권 강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대검 검찰개혁위원 출신 한 변호사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서 검찰 권한을 최대한 복구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거라 본다”며 “수사를 하나의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테면 제2의 적폐수사를 해서 국민들 지지를 받게 되면 검찰권을 강화하는 입법을 국민의힘이 추진할 때 민주당도 마냥 반발하기 곤란해질 수 있다”며 “수사로 검찰권 강화 필요성을 입증하려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문재인정부 검찰개혁 완성을 강조하며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목표로 검찰의 역할을 기소와 재판 과정의 공소유지로 축소시키고, 현재 남아 있는 수사권마저 다른 기관으로 옮기는 것을 골자로 했다. 이 후보가 당선에 실패 했지만 민주당이 172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제 추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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