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사태 함정·南 대선 D-10 시점 눈길
올림픽 성화 꺼지자 다시 미사일 카드 빼들어
위성 발사 장거리로켓과 ICBM 기술 대동소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28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었다고 밝혔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한 장거리로켓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은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내세워 이미 핵실험과 함께 모라토리엄(유예) 철회를 시사한 사실상 ICBM 시험발사에 나설 명분을 쌓고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은 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공정계획에 따라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요시험을 통해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특정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촬영을 진행해 고분해능 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 및 동작 정확성을 확증했다”면서 “이번 시험은 정찰위성개발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시험”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우주에서 한반도를 정면과 다소 기울어진 상태에서 촬영한 사진 2장도 함께 공개했다.
통신의 보도와 사진을 보면 북한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에 기반한 로켓에 향후 정찰위성에 탑재할 카메라를 달아 촬영과 데이터 전송, 제어 등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국가방위력 강화 차원에서 정찰위성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북한은 작년 1월 제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핵잠수함과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미사일(MIRV), 무인타격장비와 함께 극초음속무기와 군사정찰위성 개발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문제는 인공위성 발사 기술이 군사적으로 전용될 경우 ICBM 기술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북한 스스로 위성용 로켓과 ICBM은 표리일체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직접적으로 ICBM 능력을 확인하는 ‘위장실험’ 개념과 실제 정찰위성을 운용하겠다는 의미”라며 “한국과 미국이 운용중인 주요 정찰위성과 고고도 정찰 능력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지닌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선택한 시점도 절묘하다. 일단 자체 국가방위력 강화 로드맵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달 7차례에 걸쳐 미사일 무력시위를 펼쳤던 북한은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단했지만 올림픽 성화가 꺼지자 다시 미사일 카드를 빼들었다.
이와 함께 한국 대선을 불과 열흘 남겨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이 북한에 시선을 돌릴 여력이 없는 시점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정찰위성 개발이 사전 계획된 것이긴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진 만큼 북한의 레드라인에 근접한 위성 발사는 파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해 모든 탄도미사일 기술 이용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보고 있는 미국으로서도 묵과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시기로는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10주년 생일인 태양절 전후가 주목된다. 홍 실장은 “이번 시험은 본격적인 정찰위성 발사 전 촬영과 전송 관련 사전 예행연습으로 보이는데, 정찰위성 발사시 충격파를 고려해 주변국 반응을 보는 의미도 있다”면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이후 태양절 사이 한달여 기간 다른 전술·전략급 미사일 발사와 정찰위성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