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입춘(立春)과 우수(雨水)가 지났지만 아직도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다. 그래도 한낮에 짬을 내 햇볕을 쬐다보면, 봄 기운이 완연히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지는 시기가 요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변화된 일상이 당연하게 돼버렸지만 곧 다가올 봄처럼 소중하고 평범한 일상이 다시 돌아오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봄은 생명과 활력의 기운을 상징한다. 최근 해양경찰과 강원·경북의 바다 가족에게도 봄의 활력과 같은 소식이 있었다. 해양경찰청의 조직, 정원 등을 규정하고 있는 ‘해양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 개정안이 지난 22일자로 시행되면서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의 직급이 치안감으로 한 단계 격상된 것이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동해해경청)은 우리나라 최동단 영토인 독도 주변 해역을 포함해 대한민국 관할 해역의 약 40%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해당 해역의 면적은 우리나라 육지 면적의 약 2배에 달한다. 임무 역시 광범위하고 다양해 명칭은 ‘해양경찰’이지만 육지에서 군(해양주권 수호)·소방(연안 안전관리·수난 구호)·경찰(해상 교통·범죄예방·수사)·지방자치단체(해양오염 방제)가 각각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바다에서 모두 집행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독도 인근 해상에 다른 국가의 함정이 연평균 87회나 출현했다. 해당 해역은 일본과 어업협정을 통해 ‘중간수역’을 설정했지만 해양 경계가 아직 제대로 획정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해양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중요한 해역이 바로 동해다.
이러한 역할의 중요성으로 인해 동해해경청은 2006년 출범 당시에 비해 조직 규모는 2배가량 성장했고, 함정과 장비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확충되고 있다.
하지만 동해해경청장의 직급은 2006년 출범 이후 경무관에서 변화가 없어 대내외 업무 협조·추진에 애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국제관계에서 관할기관장 직급은 해당 정부의 의지와 관심 정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직급 불균형은 상대국에 비교 우위를 선점당하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우리 바다 동해와 맞닿은 해역을 관장하는 일본 해상보안청 제8관구 본부장이 우리나라의 치안감급이고, 러시아 연해주 사령관이 소장(少將)임은 시사하고 있는 바가 크다. 다행스럽게 이제 동해해경청장이 그들과 같은 지위로 격상된 것은 동해 바다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신라 지증왕 13년 이사부 장군은 우산국을 점령하고 동해 바다를 신라 지배권으로 복속시켰다. 이후 한강 유역까지 경략(經略)해 진흥왕 때 신라의 첫 번째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제 지역민의 굳건한 지지와 정부, 유관기관들의 지원 속에서 동해해경청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과거 이사부 장군이 그러했던 것처럼 동해해경청도 환태평양시대 중심해역으로 주요 강국들의 격전장이 돼가고 있는 동해 바다에서 국익을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더욱 확고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로운 옷을 입고, 이사부 장군의 정신을 이어받은 동해해경청의 해양 강국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지켜봐주길 바란다.
강성기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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