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레드라인 넘지않았다” 무게

구테흐스 사무총장 “명백한 위반”

北, 파기땐 공식선언 수순 밟을 듯

북한이 지난달 30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놓고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모라토리엄(유예) 파기인지, 아니면 아직 유지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이 이미 모라토리엄 철회를 시사한 상황에서 2017년 11월 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최대 무력시위인 화성-12형 발사의 성격을 놓고 진단이 엇갈리는 것이다.

일단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아직까지는 모라토리엄을 파기하지 않았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화성-12형 발사 당일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전체회의에서 “IRBM 발사라면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근처까지 다가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모라토리엄 파기에 접근하긴 했지만 여전히 ‘레드라인’을 넘진 않았다는 인식이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북한의 화성-12형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모라토리엄 파기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앞서 단거리탄도미사일 때와 달리 북한에 안정을 해치는 추가 행위를 삼가라는 경고를 더했다. 이번에 최대고각으로 발사해 정점고도 2000㎞를 찍고 약 800㎞를 날아간 화성-12형이 정상각도로 쏠 경우 최대사거리 5000㎞에 달해 평양에서 약 3400㎞ 떨어진 괌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데다 추가 ICBM 시험발사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의 화성-12형 발사에 대해 “규탄한다”면서 “북한이 선언한 이런 종류의 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 위반이자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모라토리엄 파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가 화성-12형을 중거리탄도미사일로 간주하는 것과 달리 북한은 ‘중장거리탄도미사일’로 정의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 없게 됐다”며 모라토리엄 대상으로 핵·ICBM과 함께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거론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의 모라토리엄 파기 선언은 보다 직접적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때 당 중앙위 전원회의라는 공식절차를 밟은 만큼 이를 철회할 때도 같은 수순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현재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 제기한 핵실험·ICBM 시험 모라토리엄을 의미하는 신뢰구축 조치 전면재고와 잠정중지 활동 재가동 문제를 검토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북한이 끝내 모라토리엄을 깬다면 당 중앙군사위원회 등에서 실무 논의를 거쳐 다시 당 정치국회의나 전원회의를 소집해 최종결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오는 4일(현지시간) 북한 화성-12형 발사와 관련해 비공개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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