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 공공기관 임직원 사표 제출 강요
공범 신미숙 전 靑 비서관 집유 확정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사직을 강요하고, 청와대 추천 인사들을 기용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7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김 전 장관은 신 전 비서관과 공모해 2017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환경부 공무원들로 하여금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장관은 채용 과정에서 청와대 추천 후보자가 임명되도록 하거나, 사표 제출에 응하지 않은 환경공단 상임감사에 대해 표적 감사를 벌인 혐의도 받는다.
법원은 김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임원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한 점을 직권남용으로 판단했다. 1심은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신 전 비서관에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12명의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경우, 임기가 남아 있거나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었다”며 “임원들을 소위 ‘물갈이’ 하기 위해 사표 제출을 요구했던 것인 점에 비춰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이 사표를 제출한 것은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소심도 김 전 장관 등의 유죄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각 임원 공모에 지원한 내정자를 제외한 130명은 시간과 비용을 잃고 심한 박탈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항소심은 사표 제출을 거부한 김현민 전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에 대한 표적 감사와 사표 제출을 강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강요 혐의에 대해선 1심과 달리 무죄로 봤다. 김 전 감사에게 사표를 제출하게 한 행위가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 채용 절차에서 환경부 공무원들이 일부 지원자들에 대해 서류·면접 심사에서 점수를 낮게 주었더라도, 이것이 김 전 장관 등의 직권남용과 인과관계가 증명됐다고 할 수 없다며 1심이 유죄로 인정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지난 2018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출신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은 이듬해 3월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같은 해 4월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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