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속초 고성 산불 폐허된 영랑호 신세계 귀신별장 4년째 제자리…눈살 찌푸려

관광객 1800만명 몰리는 속초서 정용진 화제성 SNS에 곱지않는 시선

영랑호 주변 산불에 탄 신세계 별장.
영랑호 주변 산불에 탄 신세계 별장.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 ‘강원도 못난이감자·해남 왕고구마 지원·멸공·장발 햄버거’.

정용인 신세계 부회장 파격행보다. 그가 SNS에 올릴때마다 파장은 대단하다. 정치권에서 따라 할 정도였다.

요즘 화제의 인물인 정용진은 한해 18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속초에서는 그다지 환영받는 인사가 아니다. 그저 ‘쇼맨’에 불과하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속초 영랑호 주변 ‘귀신별장’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속초·고성 산불때 신세계 관리 별장 61개동 중 27개 동이 날아온 ‘귀신 불’에 탔다. 귀신 불 호칭은 61개동 전체가 한꺼번에 타지않고 중간 중간 화마가 휩쓸어 그 난리통에 멀쩡한 별장도 곳곳에 있어 지어진 이름이다. ‘귀신 불’이 왔다고 할 정도다.1983년 준공된 별장은 산불 이전에도 워낙 낡았다.

영랑호 리조트는 ㈜한일합섬이 소유했다가 2003년 ㈜동양에서 인수해 동양리조트로 운영했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인수했다. 영랑호리조트는 타워동과 빌라동(61개동)으로 운영된다. 리조트는 영랑호를 끼고있어 사계절 경관이 아름답다. 빌라는 별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별장은 화마를 만나 완전히 흉가가 되버렸다. 속초나 고성 일대는 산불 복구가 거의 다 됐지만 영랑호 별장은 여전히 폐허(흉가) 그 자체다. 전소된 곳은 그대로 있다.창문은 깨지고 일부 별장은 화마에 녹았다. 소유주 이해관계가 복잡해 복구는 4년째 엄두를 못낸다. 정용진 클래스라면 이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밤에 산책을 갔다가 이 귀신별장 옆을 지나기가 두렵다는 여성도 많다. 불에 탄 별장뒤 산림 뒤에 민낯을 드러낸 수많은 무덤은 공동묘지를 연상케하다. 그 옆으로 영랑호 산책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고있다.

이와중에 범죄도 발생했다.

영랑호 산책로에서 20대 남녀가 일면식 없는 30대 남성에게 흉기에 찔리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지난해 9월 26일 오후 11시 45분 퇴근 후 여자친구와 영랑호를 산책하던 중 마주오던 남성이 든 흉기에 무차별 피습을 당했다. A씨는 자신의 목에 흉기가 찔린지도 모른 채 여자친구가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위험을 느껴 저항했다.그 사이 가해자는 반항하는 A씨의 손목을 흉기로 찌르고 도망쳤고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에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를 한 피해자들은 패닉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목과 손목에 큰 상처를 입은 A씨는 병원에 옮겨진 뒤 이날 봉합수술을 마쳤지만 손목의 힘줄과 신경이 모두 크게 다쳐 장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흉기에 목을 다친 A씨의 여자친구는 아홉 바늘을 꿰맸다. 영랑호 첫 강력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불안하다.

평소 많은 시민이 찾았던 영랑호 산책로는 인적이 한때 순식간에 끓겼다. 야간은 물론 대낮에도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여성들은 산책하면서 이 귀신별장을 주목하면 지나간다. 혹시 괴한이 출몰할까 두렵기때문이다.

속초시는 사건이 발생하자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CCTV를 설치했다. 하지만 문제는 영랑호 산책로 주변에 있는 폐허는 범죄사각지대에 그대로 노출돼있다는 점이다.

신세계는 이를 해결해보려고 시도했다. 적잖은 낙관에 부딪혔다. 개인구좌와 법인구좌 등 270명이 타워동과 빌라동을 소유중이다.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연락두절인 소유주가 있어 진행이 순조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년동안 복구를 기다린 속초시민과 관광객은 뿔이 났다. 여기에 정용진 인스타그램 화제는 도화선이 됐다.

속초 영랑호를 한번이라도 다녀간 관광객이라면 “정용진 부회장이 멸공, 장발 햄버거 등 예상된 화제에 (재미삼아)몰두하지말고 ‘안팔리면 감자 내가 다먹죠’라는 통큰 발언은 어디로 사라졌냐”고 반문한다. 이들은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서 귀신별장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영랑호는 한바퀴 도는데 1시간30분~2시간이 걸린다. 둘레가 약 8㎞에 이르며 전체면적은 100만㎡의 석호호수다.

여기에 김철수 속초시장은 반대여론 거센 영랑호에 인공 부교와 데크를 설치했다. 하지만 영랑호부교를 지난 관광객은 폭탄맞은 신세계 별장을 보면서 ‘이게 뭐야’라고 놀란다.

한 시민은 “여기가 산불 전시관이냐”라며 “정용진 회장이 멸공이나 햅버거이니 그런 것에 신경쓰지 말고 신세계 소유지에 관광객에게 불편을 주는 귀신별장부터 직접 나서 해결하라”고 했다.

이들은 신세계 영랑호 별장 복구속도는 석기시대 수준에 머물러있다고 한탄한다. 정용진 부회장이 5G 시대에 살면서 자신들이 소유한 별장은 3G로 방치했다고 성토한다. 멸공이나 햄버거 등이 등장할때마다 어쩌면 정용진 SNS댓글에 귀신별장 사진이 이젠 출몰할지 모른다. 올해 지방선거에 영랑호 귀신별장 조속복구를 공약으로 내건 지자체장도 나오기를 기대한다.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