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주일새 20대 지지율 10%→23% 급등
李, 20대 지지율 22%로 전주 대비 2%p↓
安, 20대 지지율 24%로 모든 후보 중 1위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여성가족부 폐지"
이 7글자 효과일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20대(만18~29세) 지지율이 최근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의 확 달라진 메시지 기조가 '이대남(20대 남자)'을 향해 '직진'한 이후 단 1주일 사이 벌어진 변화다.
▶尹 20대 지지율 1주일 사이 10%→23%로 급반등 =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23%로 전주(10%) 대비 13%포인트 올랐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20대 지지율은 22%로, 전주(24%)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윤 후보가 단 1주일만에 14%포인트 격차를 뒤집고 역전한 셈이다.
덕분에 윤 후보는 26%까지 추락했던 전체(전 연령대 합계) 지지율도 5%포인트 오르며 30%대에 재진입했다.
이 같은 급격한 20대 지지율 변화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작품, 또는 이 대표와의 화해 효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윤 후보의 메시지 변화는 이 대표와의 갈등이 봉합되기 전부터 시작됐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오후 5시23분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짤막한 페이스북 글을 올렸는데, 이 시간은 이준석 대표가 자신을 향한 사퇴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던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에 막 도착했을 때였다. 물론 윤 후보가 이미 이 대표와의 화해를 결심하고 기조 변화를 시사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어쨌든 윤 후보는 무고죄 처벌 강화, 여가부 폐지 외에도 병사 월급 200만원 등 이대남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반응할 만한 이슈를 던지면서 지지율을 회복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재명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건 아니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지난 7일, 이재명 후보는 이대남들이 '페미니즘 성향' 유튜브로 규정짓는 '닷페이스' 채널에 출연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곤욕을 치렀다.
당시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닷페이스 출연을 철회하라"는 비판과 요구가 나왔지만, 이 후보는 "아예 귀를 막자, 접근도 하지 말자는 태도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나쁜 이야기라도 들어야 한다"고 설명하며 논란을 정면돌파했다.
결과적으로 이 후보가 논란을 겪으면서도 20대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대남의 일부 이탈을 이대녀의 지지로 상쇄했거나, 애초에 '여가부 폐지'에 반응하는 이대남들은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유보층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20대 지지율 1위는 李·尹 아닌 安?…관망층도 급감 = 사실 이번 갤럽 조사에서 20대 지지율 1위를 한 것은 급등한 윤 후보가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였다.
윤 후보(23%), 이 후보(22%)와 단 1~2%포인트에 불과한 격차이지만 안 후보는 24%로 전주 대비 1%포인트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이는 윤 후보가 20대에서 지지율을 급격하게 회복할 수 있던 배경에 '안철수에게 빼앗긴 지지율이 돌아왔기 때문'이라는 가설은 들어맞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지후보 없음', '모름·무응답' 등의 관망층이 줄어든 것이 윤·안 후보의 20대 지지율 동시 상승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보인다.
20대에서는 '의견 유보' 비율이 20%로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주 조사(32%) 대비 12%포인트 급감했다.
남은 관망층에는 정치 무관심층도 일부 포함되겠지만, '막판에 표심 결정을 내리겠다'는 유동층도 상당수 존재할 것으로 해석된다. 각 후보들이 선거 막판까지 청년세대 공략 캠페인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안 후보는 이 같은 20대의 탄탄한 지지 덕분에 전체(전 연령대) 지지율도 전주(15%) 대비 2%포인트 더 오른 17%를 기록했다. 이준석 대표의 평가절하와 견제에도 불구하고, 마의 10%, 15%를 뚫어내고 20%를 향해 가는 흐름이다. 다만 이재명 후보 역시 20대 지지율이 소폭 빠졌음에도 전체 지지율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36~37%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번 갤럽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지난 주 조사와 이번 주 조사 공히 14%였고, 100% 전화면접(무선 90%·유선 10%) 조사로 진행됐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