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평택 물류창고 화재, 미국 뉴욕 아파트 화재 등 연초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위험천만한 화재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지난 10일(현지시간) 칠레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그 규모를 압도한다.
1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 칠레 북부 이키케의 저소득층 주거지역인 라구나 베르데에서 난 불로 주택 100여채가 소실되고 이재민 400여명이 발생했다.
화염은 판자촌처럼 다닥 다닥 붙은 집들을 삽시간에 휩쓸고 지나갔고, 검은 연기 기둥이 하늘을 향해 솟아 올랐다.
소방관 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화재 진압에 힘을 보탰지만, 소방 용수가 부족하고 길이 비좁아 화염이 번지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주민들은 개인 트럭까지 동원하고 소방 호스를 연결해 불 가까이에 가서 물을 뿌렸다. 소방관들은 간이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가 물을 분사했고, 마을 청년들은 힘을 모아 낡은 철판을 대며 불 길을 막으려 애썼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마을의 한 지도자는 지방 당국이 이곳 거주민들을 퇴거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그들은 늘 우리를 이 곳에서 쫓아내길 원했지만, 이제 나는 내 집을 되찾을 때까지 여기서 머물기로 더욱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아직 사상자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지자체는 이재민을 위한 비상 대피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