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횡령·배임 혐의 1심서 유죄로

“대부분 사적 이익 위한 것…죄책 무거워”

보석 풀려났던 이 의원, 선고 후 법정구속

550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무소속 이상직(전북 전주을) 의원이 12일 선고 공판을 앞두고 전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550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무소속 이상직(전북 전주을) 의원이 12일 선고 공판을 앞두고 전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55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스타항공 창업주 무소속 이상직 의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의원은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

전주지법 형사11부(부장 강동원)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 의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이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이 의원이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이스타항공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아 재산상 손해 발생, 고의 등이 없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그룹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회사들의 최종 의사결정권자 지위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타항공 주식 저가매도로 인한 범행은 이 의원 자녀들만이 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의 대주주가 되기 위한 방편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계열사들이 그 주식을 매도할 경영상 필요가 없었고, 인위적 주식 거래를 계획하고 실행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유죄가 인정된다”고 했다.

또 채권 조기 상환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조기 상환의 주된 목적은 이 의원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며 “채권의 현재 가치를 평가해 적정한 금액을 상환해야 하는데 실제보다 과다하게 평가받아 상환금액을 정한 점 등을 종합할 때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손해액에 대해서는 “채권 상환금액과 적정액으로써의 시가 사이 차액 상당인데, 당시 채권의 현재 가치가 얼마인지 판단할 자료가 없어 손해액이 50억원 이상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특정경제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손해액은 액수 미상으로 봐 업무상배임죄를 인정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계열사 자금 횡령과 법인 카드 사용 관련 혐의 및 정당법 위반 혐의도 관련자 진술 등 증거에 의해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 회사들이 입은 피해금액도 수백억에 이르고 이스타항공에 발생한 손해액만 해도 최소한 수십억원 이상 거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대부분 이 의원의 사적 이익, 개인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며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 회사들의 경영부실로 이어지고 다시 주주, 채권자, 직원 등에게 전가돼 죄책이 무겁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께 재판을 받은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이자 이 의원 조카 이모 씨에게 징역 3년 6월, 최종구 이스타항공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의원은 2015년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특정 계열사에 싸게 넘겨 회사에 437억원 가량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는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의 채권 가치를 임의로 높이거나 낮추고 빚을 조기 상환하는 방식으로 계열사에 56억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회사자금 53억 6000여만원을 빼돌려 가족 생활 소비에 활용한 혐의와 시·도당 하부조직 운영을 위해 지역위원회 사무소를 뒀다는 정당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구속되고 5월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1심 구속 만료 2주를 남기고 지난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이날 실형 선고로 다시 구금 생활을 하게 됐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