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 1월, 조희연 2월 공판 각각 시작

공수처 수사하고 검찰이 기소한 사건들

공수처-검찰 사이 공소유지 협력 논의 無

체계 만들어야…“수사-기소 분리 문제”

현 상황서 ‘조사자 증언’정도가 유일 대안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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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했던 사건들의 재판이 곧 시작된다. 수사는 공수처가 하고, 기소를 검찰이 한 사건들이어서 재판 과정의 협력이 필요해 보이지만 공수처와 검찰 사이에 공소유지 관련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7일 법원에 따르면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 파견 중 ‘김학의 사건’ 조사 과정에서 건설업자 윤중천 씨 면담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규원 검사 사건 재판은 오는 21일 열린다.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함께 기존에 재판 받던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혐의 사건과 병합돼 함께 심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공수처의 첫 정식 수사 사건이었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혐의 사건은 2월 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잡혔다. 두 사건 모두 공수처가 수사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말 검찰이 기소하면서 올해부터 재판이 시작된다. 검찰은 조 교육감 사건의 경우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서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검사들이 직접 공판에 참여할 방침이다.

공수처가 맡았던 사건들의 공판이 올해부터 하나 둘 시작되지만 수사를 담당했던 공수처와 기소한 검찰 사이에 공소유지 협력에 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진 것이 없다. 재판 협력과 관련한 규칙이나 별도의 규정도 따로 없다. 이 검사 사건의 경우 기존 재판과 합쳐졌고, 조 교육감 사건은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은 후 석달 간 기록을 더 살펴본 검사들이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어서 당장 공소유지 자체가 문제되진 않는다. 하지만 피신조서 증거능력 제한 등으로 형사재판 장기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향후 누적될 ‘공수처 수사, 검찰 기소’ 사건 재판의 공소유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죄 혐의자에 대한 유죄 입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서경대 교수)은 “이 부분은 근본적으로 수사-기소 분리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결국 공수처가 넘긴 사건에 대해 공판에 간 검사가 사건을 잘 모르는데 과연 어떻게 유죄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점”이라며 “공수처와 검찰 사이 공소유지는 물론,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죄를 저지른 사람이 유죄를 받고 처벌받는 것은 국가기관의 본질적 일”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공수처에서 조사에 참여한 수사 담당자를 법정에 증인으로 불러 어떻게 수사했는지 물어보고 증언을 듣는 방법 정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아직까지는 공수처가 자체 기소한 사건이 없지만 향후 직접 기소한 뒤 재판에서 공소유지를 담당하게 될 부분에 대한 대비도 미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법상 전·현직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이 재직 중 직권남용, 뇌물 등 수사대상 범죄를 저질렀을 때 공수처가 수사는 물론 기소와 공소유지까지 할 수 있다. 공수처가 수사와 기소를 모두 맡는 사건의 경우 원활한 공소유지를 위해선 결국 근본적으로 수사 역량 자체를 키우는 일이 우선 중요하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