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더 이상은 물리적으로 어려워”…시의회는 애초 3조원 주장서 후퇴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시가 시의회에 2300억원 규모의 민생·방역예산을 추가로 제안했다. 기존에 제안했던 5400억원을 합하면 총 7700억원에 이르다. 하지만 시의회는 최소 1조5000억원을 요구하고 있어 시와 시의회의 예산에 대한 간극은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전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2300억원 규모의 민생·방역 예산 추가 지원 내용이 담긴 예산 수정안을 전달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재원은 지방채 2000억원을 추가로 발행하고, 예비비를 더 끌어오는 방식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로써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시한 민생·방역예산 규모는 기존 제안분 5400억원을 포함해 7700억원으로 늘었다. 시는 내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조기 추경을 통해 추가 지원에 나서는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가용 재원을 모두 동원할 경우 77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이 이상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생·방역예산 추가 편성과 함께 서울시는 대폭 삭감했던 민간위탁 보조사업 예산 일부를 복원하고, TBS(교통방송) 출연금도 일부 되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시의회에 전달했다.
TBS 출연금의 경우 기존 삭감분 123억원의 30%인 37억원까지는 복원할 수 있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정안은 전날 오세훈 시장과 시의회 예결위원들의 면담 후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시의회가 요구하는 ‘코로나19 생존지원금’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현 재정 상황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는 앞서 코로나19로 피해를 겪은 소상공인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생존지원금’ 편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가 재정 상황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자 1조5000억원 정도로 요구 액수를 줄이기로 했다.
시의회 예결위는 서울시의 수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시의회 전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예산안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시의회는 서울시의 제안이 미흡하다고 최종 판단되면 자체 수정안을 마련해 30일 임시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가 시의회의 수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시의회가 코로나19 생존지원금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집행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가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집행을 거부하거나 시의회에 재의 요구를 할 수도 있다. 재의를 요구하면 시의회는 예산안을 다시 의결해야 한다.
2010년 말에도 당시 오 시장과 갈등을 빚던 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일방 처리하자 시는 재의 요구를 한 후 이듬해 8월 오 시장이 사퇴할 때까지 무상급식 등 시의회가 신설·증액한 예산 집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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