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시대’를 맞으며 국가 안팎으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산업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같은 새로운 경영지표와 4차 산업시대를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방위산업 역시 ‘성실성 추정제도’ 도입을 통해 선제적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방위산업은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산업으로 투명성과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방위산업은 산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방위사업청과 방산업체 사이의 원가정보 비대칭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원가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방위사업법이 개정되면 내년부터 ‘성실성 추정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성실성 추정제도’는 국세기본법의 ‘납세자 성실성 추정제도’ 개념과 유사한 것으로, 방산업체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업체의 원가자료를 진실한 자료로 추정하면서, 이를 기초로 방위사업청과 방산업체가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정부 주도의 원가 통제 방식에서 방산업체 스스로의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는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성실성 추정제도’는 3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로, 원가자료 제출 시 ‘원가자료 성실 제출 서약서’를 제출해야 하고, 방산업체는 자체적으로 ‘방산원가 내부통제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두 번째로 민수와 방산을 구분하는 구분회계보고서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한다. 세 번째로 방산업체의 원가정보를 방위사업청에 투명하게 제공하는 ‘방산원가 관리 체계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위의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한 방산업체가 ‘성실성 추정제도’를 도입하면 어떤 효과와 장점이 있을까?

우선 방산업체는 원가자료 작성자 간 상호 검증·평가 시스템을 갖추게 돼 투명성을 입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원가자료에 대해 제3자인 외부 전문가의 감사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원가자료를 투명하게 제공해 원가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방위사업청의 원가 불신을 방지하고 상호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즉, ‘성실성 추정 제도’를 통해 방위사업청은 방위산업의 과제인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가 단번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방위사업청은 국민의 세금을 누수 없이 정확히 집행할 수 있고, 방산업체는 적정 이윤을 보장받음으로써 경영안정화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방산업체는 제출한 원가자료가 온전히 인정되다 보니 협력 업체와 ‘납품단가 줄다리기’를 할 유인이 감소하고, 중소기업 역시 적정 이윤을 보장받아 열악한 경영 환경을 구축해 쌍방이 상호호혜적 관계(Win-Win)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성실성 추정제도’의 도입은 산업 내 존재하던 갈등과 분쟁을 해소해 방위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점이 많은 ‘성실성 추정제도’에도 보완해야 할 점은 있다. 우선 방산업체 간 ‘상호호혜적 관계’를 원활히 구축하기 위해 ‘성실성 추정’ 업체의 협력 업체 원가자료에 대한 책임을, ‘하도급법’을 고려해 명확히 정의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중소 방산업체’에는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제도의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

2021년 현재 방산업체는 85곳으로, 이 중 48곳이 중소기업이나 ‘성실성 추정제도’의 요건 충족에 대해 열악한 경영 환경 등을 이유로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현재 방산업체 가운데 일부 업체만 요건을 충족한 상황이다. 중소 방산업체의 참여 유도와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요건 완화와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앞으로 방위사업청과 방산업체의 지속적인 소통과 의견 교류를 통해 ‘성실성 추정제도’가 정부 주도의 통제에서 벗어나 업체의 자율과 책임을 부여해,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나상웅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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