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공소시효’, 남은 재판과정에서 쟁점 전망
김건희 주가하락 방지 가담 증명이 향후 검찰 과제
공소시효 만료 판결 시 김건희 기소 가능성 없어져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도이치모터스 내부 정보를 유출해 주가조작을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오수(63)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재판이 시작됐다. 이 사건과 관련, 검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추가 수사 여지를 남긴 가운데, 재판에서 쟁점이 될 ‘공소시효’에 대한 결론에 따라 김씨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유영근)는 1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회장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앞서 지난달 공범 이모 씨 등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은 한 차례 열렸지만, 권 회장은 이번이 기소 후 첫 재판이다.
향후 재판에선 주가조작 사건의 공소시효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가 조작 이득액이 5억~50억원 미만일 경우 공소시효는 10년이다. 검찰은 권 회장의 범행이 2012년 12월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공소시효가 1년 더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주가조작 시기는 2010년을 전후로 공소시효가 만료됐지만, 최고점을 찍은 주가의 하락을 막으려 주가 부양을 공모해 실행한 것도 범행의 연속이란 논리다. 이 논리대로라면 공소시효는 2022년까지 늘어난다. 검찰 논리가 법원에서 그대로 인정될 경우, 김씨가 단순히 ‘전주(錢主(’로 참여한 것뿐만 아니라 주가하락 방지에 가담했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 검찰의 과제가 된다.
반대로 법원이 공소시효를 범행 시작 시기인 2009년 혹은 주가가 정점에 달했던 2011년 3월을 기준으로 판단해 이미 지났다고 결론 낸다면, 김씨의 기소 가능성은 없어진다. 김씨가 도이치모터스에 자금을 댄 시점이 2010~2011년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권 회장을 기소하면서, 권 회장과 금전 거래를 한 의혹을 받는 김씨는 기소하지 않았다. 다만, 김씨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은 채 “국민적 의혹이 있는 주요 인물들의 본건 가담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할 경우, 1심 선고기일에서 ‘면소’를 선고한다. 면소란, 유무죄 판단을 하지 않고 재판을 종료하는 것을 뜻한다. 대선 전 법원이 1심 변론을 모두 마치고 면소를 선고하면, 윤 후보의 배우자 관련 사법리스크는 줄어든다. 반면 대선 전 법원이 공소시효가 남았다고 판단하고, 검찰이 김씨를 기소한다면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통상 구속재판 1심이 6개월가량 진행되는 점에 비춰 볼 때,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 영향을 크게 미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공소시효가 인정돼 유무죄 결론이 나 항소심에서도 공소시효를 다툴 수 있지만, 이 경우 역시 시기상 대선에 영향을 주진 못한다.
권 회장은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2년 12월 7일까지 도이치모터스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지인을 통해 주식을 고가로 매수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권 회장의 부당이득액 규모는 약 82억원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김씨를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검찰은 권 회장을 기소하며 그간 제기돼 온 수사를 의도적으로 장기간 방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검찰은 “주가 조작 사건은 매우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범죄”라며 “수사 난이도가 매우 높은 사건이기 때문에 실체관계 파악에 장기간 수사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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