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69건 조사개시…2건 진실규명 결정

“10년만에 2기 재개, 과거사 해결 전기 마련”

조사인력 확충, 배·보상 대상 확대는 과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출범 1년 만에 국가 폭력으로 얼룩진 진실을 풀어달라는 요청이 1만1618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건은 진실이 규명되는 등 조금씩 성과도 보이고 있다.

9일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 출범과 함께 신청접수를 개시한 이후 1만1618건(1만3396명)의 진실규명 신청이 접수됐다. 2005년말부터 2010년까지 활동했던 1기 위원회 때 신청 건수(1만860건)을 넘어선 수치다.

처리율은 57%(6725건)를 기록했다. 진실규명 사건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하한 사건이 221건이고, 필요성이 인정돼 조사를 개시한 사건은 6469건이다. 사전 조사개시가 이뤄진 사건은 20건이다.

진실화해위가 조사를 진행 중인 주요 사건들로는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 ‘선감학원 인권침해 사건’, ‘전남 화순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전남 여순 민간인 희생사건’, ‘울산·경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등이 있다. 영화 등으로 만들어져 잘 알려진 ‘실미도 사건’, ‘삼청교육대 사건’ 등도 조사 중이다.

첫 진실규명 사례도 나왔다. 지난 7일 진실화해위 회의에서 뒤늦게 항일독립운동으로 인정된 ‘김언배의 대한신민단 군자금 모금운동’과 ‘이재실의 목포상고 학생운동’ 등 2건이다.

진실화해위는 “10년 만에 재개된 2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활동으로 현 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며 “효율적인 진실규명을 위한 관련 기관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원활한 조사활동을 위한 시도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고 자평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사무실 모습 [헤럴드경제DB]
서울 중구에 위치한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사무실 모습 [헤럴드경제DB]

향후 풀어가야 할 과제도 있다. 진실화해위는 현재 조사관 수가 115명으로 1명당 100여건을 맡고 있는 실정이라, 조사인력 확대를 호소하고 있다. 조직 재설계 연구용역을 마치는 대로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정원 증원과 조직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1기 진실화해위의 권고사항을 지속 추진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이 정부 차원의 장기과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유해발굴 특별법’을 제정하고, 범정부적 전담기구를 설립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시효가 지났거나 적대세력 및 미군에 의한 피해자·유족에 대한 배상·보상과, 피해자의 실질적 구제를 위한 관련 법안 제정도 촉구할 계획이다.

1기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에 대한 배·보상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으나 20대·21대 국회에서 문턱을 넘지 못했다.

2기 진실화해위는 전쟁 희생자, 집단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도 보상 대상에 포함하고, 소멸시효가 완성된 사건에 대해서도 구제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진실규명 활동 종료 이후 명예훼복과 트라우마 치유, 사회적 갈등 해소 등 국민통합을 추진할 상설기구 ‘과거사연구재단’ 설립도 추진할 예정이다.

2기 진실화해위의 조사기간은 조사개시 이후 3년간이며, 1년 이내 연장이 가능하다. 조사대상 사건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 ▷한국전쟁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국가에 의한 주요 인권침해사건 ▷역사적 중요사건으로 진실규명이 필요한 사건 등이다. 진실규명 신청은 2022년 12월 9일까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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