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인사 키워드는...
구 회장 취임 5년차, 세대교체 기조 강화
“균형과 참신의 조화로 미래 시장 선점에 대비”
LG그룹은 2022년 구광모 회장 취임 5년차를 맞아 세대교체 기조를 더욱 강화했다. 표면적으로는 안정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구 회장이 추진하는 ‘균형 속 혁신’ 인사 스타일이 한층 확고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은 지주회사인 LG의 대표이사로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신임 권 부회장과 함께 LG그룹 부회장단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 4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권영수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리콜 사태 해결을 위해 특급 소방수로 빠진 자리에 권봉석 신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했지만, 단순 보궐 역할만은 아니다. 권 신임 COO는 앞서 구 회장이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 후임으로 LG전자의 사령탑으로 발탁한 인물이다. 사실상 구 회장 세대교체의 최전방에 배치된 인물로 향후 그룹 경영 전반을 지휘해 구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 재계에서 권 신임 COO를 LG의 ‘오른팔’로 평가하는 이유다. 여기에 COO 산하에 경영전략부문과 경영지원부문 2개를 신설하면서 권 COO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세계 1등으로 키우며 LG전자 TV를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로 구축한 권 COO가 그룹 전반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를 총괄하게 된다.
LG전자 CEO를 맡았던 권 COO 자리에는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올라왔다. 특히 조 사장은 ‘해외통’으로 꼽혀 해외 사업 확대와 함께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을 정리한 LG전자의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사업을 책임질 전망이다.
이번에 LG그룹은 지주회사인 LG와 LG전자를 제외하고는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유임됐다. 최고 경영진을 크게 흔들지 않은 대신 임원급은 확 젊어졌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의 전체 승진 규모는 179명으로 구 회장 취임 후 최대다. 특히 상무급 임원을 대거 보강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작년보다 14명 많은 132명의 상무를 신규로 선임했다.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62%를 차지했다. 최연소 임원은 올해 41세인 1980년생 신정은 LG전자 상무다. 상무층을 두텁게 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포석인 것이다.
또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말 기준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100대 기업 평균보다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최근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가 100대 기업 상장사 매출액 기준으로, 각 기업 반기보고서상 등기임원(사내이사)과 일반 미등기임원 분석 결과, 올해 1970년대생은 전체 임원의 33.5% 수준이었다.
최근 4년간 전체 임원 중 1970년대생 임원의 비율을 따졌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LG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이보다 훨씬 높은 비중으로 1970년대생을 중용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1970년대 임원은 약 50%, 현대차는 약 25%, SK하이닉스는 약 32% 수준으로 역시 주요 그룹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정태일·김지헌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