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위기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출 후 발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모조리 졌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한 차례를 제외하곤 1987년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에서 선거일 3∼4개월 전 여론조사 1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했다. 이 후보 열세 핵심 원인은 20(18·19세 포함)∼30세대가 윤 후보 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워킹맘·신혼부부·청년창업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선거대책위원회-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가 4명의 청년 참석자로부터 받은 ‘걱정인형’들이다. 이들은 2030 현실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2030은 일자리, 기존 세대와 자산 격차, 불안한 미래, 낮은 소득, 젠더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2030이 민주당과 문 대통령, 이 후보와 멀어진 원인이다.
2030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범진보 정부의 국정 방향에서 비롯된 탓도 크다. 민주당 계열 정부들은 진보적인 국정현안으로 정규직 전환, 정년 연장, 강성 노조 보호와 같은 노동경직성, 규제 중심의 부동산정책, 복지 확대, 큰 정부, 미·일 경시 및 북·중 중시를 일관되게 추진했다. 이런 진보 정책들은 40∼50세대에게 혜택이 집중되도록 설계된 반면 2030에겐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 기조를 담고 있다.
한국갤럽 10월 통합에 따르면 20대 이념 성향은 보수 27%, 중도 33%, 진보 19% 순이다. 30대도 보수 30%, 중도 40%, 진보 20% 순이다. 40대만 진보가 우위이고 50대는 보수-진보가 팽팽하다(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2030은 문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노동, 부동산, 복지, 큰 정부 등에 대해서 60대 이상 못지않게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또 2030은 북·중 중시에도 반감을 표출하는 등 실용주의 입장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후보는 다수 2030에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청년 중심의 선대위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1일 1청년 메시지 등으로 청년정책과 소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 후보는 청년대책으로 각종 현금성 지원 확대, e스포츠 창단, 청년주택, 여성가족부의 평등가족부 개편 등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표 청년정책이라곤 하지만 시혜적 접근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가 청년 공략에 성과를 내려면 2030 이념 성향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30 이념 성향은 2017년엔 40~50세대 못지않게 진보가 강했다. 점차 진보 성향이 약화되다가 2020년 말부터 급격히 보수로 선회했다. 2030은 20~50세대로 묶여 2016년 총선부터 범진보 진영, 주로는 민주당에 투표해왔다. 그러나 2030은 올해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하며 진보 진영을 이탈했다. 이런 변화 이면엔 2030 이념 변화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 쇄신이 2030 이념 변화에 조응하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2030은 이 후보에게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노동유연성, 성장과 복지 재조정, 공공부문 개혁, 외교 전환과 같은 기조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yun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