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별 예산안 심의 돌입
증액예산 삭감, 삭감 요구엔 증액
상생주택·청년교통요금등 ‘줄퇴짜’
마을공동체·TBS·복지는 증액 요구
서울시의회가 상임위원회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정책 예산은 삭감하고, 오 시장이 삭감한 예산은 증액하는 등 서울시 예산을 둘러싼 시와 시의회 간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달 행정사무감사로 서울시를 압박한 데 이어 내년 6월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임기를 불과 7개월여 남겨둔 오 시장 힘 빼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시의회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현재 상임위원회별로 내년도 서울시 각 분야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민간참여형 장기전세주택(상생주택), 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등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거나 심의를 보류해 사실상 백지화했다.
‘상생주택’은 민간 토지에 용도 변경, 세제 혜택을 주고 주택을 건설한 뒤 이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에 전세 형태로 공급한다는 정책으로 오 시장의 대표 공약이다.
서울시는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빈집활용 행복주택, 상생주택 등 예산 81억7200만원을 책정했지만 시의회는 이 중 상생주택 예산 39억7800만원을 지난 23일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삭감했다.
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사업은 서울시가 내년부터 만 19~24세 청년에게 대중교통 요금을 연간 10만원 지원하는 사업으로,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시의회가 심의를 보류하면서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일부 저소득 가구에 최대 월 217만원(4인 가구 기준)을 지급하는 ‘안심소득’ 예산 74억원, 서울형 온라인 교육 플랫폼 사업인 ‘서울런’ 예산 113억원 등도 일부 삭감됐다. 모두 오 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이다. 오 시장이 발표한 ‘서울비전 2030’에 제시된 ‘지천 르네상스’, ‘감성도시’ 등 관련 예산도 삭감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의회는 서울시가 예산 삭감 방침을 정한 전임 시장 역점 사업인 마을공동체 사업, 교통방송 TBS 예산, 일부 복지 예산 등에 대해서는 증액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시의회 보건복지위윈회는 38개 사업에서 200억원 이상의 증액을 요구했다.
시의회는 서울시가 심의를 요구한 예산안에 대해 삭감할 수는 있지만, 증액하려면 서울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와 시의회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또 서울시가 올해 375억원 수준이던 TBS 출연금을 내년 약 123억원 삭감한 것에 대해서도 시의회는 복원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태 시의회 운영위원장(민주, 영등포2)은 “이번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서울시가 삭감한 예산안을 시의회가 증액 요구할 것”이라며 TBS 예산 증액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은 전날 의원총회를 갖고 서울시와 갈등 구도 속에 향후 예산 심의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와 예산 갈등 국면을 어떻게 풀어갈 지 큰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의원들 개인 예산을 욕심내지 말라’는 취지의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에 참석한 한 시의원은 “심의 과정에서 코로나19 대응 공공의료 인력 지원 예산을 증액하는 등 시민의 공감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44조원 상당의 역대 최대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민간위탁 및 보조금 사업 관련 예산 1788억원 중 832억원을 삭감하자, 시의회 일각에선 ‘박원순 지우기’라고 비판했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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