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7년 마이애미를 덮친 허리케인으로 마이애미비치의 퐁텐블로호텔 로비의 유명한 나비넥타이 무늬 바닥은 두께 1피트의 모래로 뒤덮였다. 스타아일랜드의 저택들은 유리 세공 문손잡이가 달려 있는 곳까지 물에 잠겼으며 유명한 해변을 따라 포트로더데일까지 이어지는 27킬로미터에 달하는 A1A도로는 대서양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폭풍은 버지니아키에 있는 하수처리장을 쓰러트렸고 인간 배설물의 악취는 콜레라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재난영화 같은 제프 구델의 시나리오는 사실에 근거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해수면 상승폭은 2100년까지 최소 약 30센티미터에서 최대 2.5미터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10여 년 간 기후변화에 관한 글을 꾸준히 써온 저널리스트 제프 구델은 ‘물이 몰려온다’(북트리거)를 통해 해수면 상승이 막연한 얘기가 아니라 명백하고 시급한 현안임을 세계 각지 현장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잘 알려진대로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 원인은 빙하의 붕괴다. 2002년에는 무려 1만 2000년 동안 존재해왔던 남극반도의 라르센 B 빙붕이 무너졌고, 10년 후인 2012년에는 그린란드 빙상이 녹아 내렸다. 빙상이 붕괴할 때마다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한다. 연안도시가 위험한 이유다.
마이애미는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을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저자는 20세기 초 산호초와 습지의 땅에 철도가 놓이고 개발이 되면서 마이애미가 부동산 황금의 땅, 휴양지로 변모하는 과정을 소개하며, 허약한 기반 위에 세워진 도시가 허리케인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얘기를 전한다. 플로리다 인구의 4분의 3이상은 연안에 사는데, 연안의 모든 주택, 도로, 사무용 건물, 콘도, 전력선, 수도선, 하수관 등이 폭풍해일과 만조에 취약한 상태다. 저자는 마이애미 부동산 소유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며 부동산 룰렛게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수상도시 베네치아는 대부분이 해수면에서 90센티미터 위에 있다. 만조가 되면 산마르코 광장에 물이 들어온다. 1966년 홍수로 도시 전체가 2미터의 물에 잠기면서 가라앉는 도시를 지키기 위한 야심만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개폐식 MOSE방벽이다. 만조가 되면 수문이 수면으로 떠올라 방벽을 형성, 높이 3미터의 폭풍해일까지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저자는 도시를 보호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2050년에 해수면 상승이 60센티미터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는데, 이 방벽은 딱 거기까지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매년 18미터씩 해안선이 잠식되고 있는 알래스카의 원주민 마을, 해수면 상승과 허리케인 샌디로 광범위한 지역이 초토화된 2012년 뉴욕, 해수 침투로 민물이 부족해 식수및 토양 염류화 문제를 겪고 있는 마셜제도 등 물의 습격을 받고 있는 도시의 현실을 보여준다.
훗날 뉴욕, 베네치아와 기타 연안도시를 잠기게 할 대부분의 물은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로, 그린란드 전체가 녹는다면 해수면은 약 7미터, 남극대륙 전체가 녹는다면 약 60미터 높아진다..
그의 경고는 엄중하다.“마치 마법처럼 내일 당장 전 세계의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든다 하더라도, 이미 대기와 해양에 쌓여 있는 열 때문에 바다는 상승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탄소 감축이 무의미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기온상승을 1.5도이내로 제한한다면 이번 세기의 해수면 상승을 60센티미타로 잡아둘 수 있다는 얘기다. '노아의 홍수'는 10만년에 한 번 일어난다는 사실을 저자는 상기시킨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물이 몰려온다/제프 구델 지음, 박종서 옮김/북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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