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도시 서울’ 예산 삭감 벼르는 시의회의 ‘이율배반’

“뷰티산업 이미 세계적 수준, 지원 시급하지 않아”

시의원 발의 ‘뷰티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 평가는 달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의회가 내년 서울시 예산안 중 ‘서울런’과 함께 대표 예산 낭비 사업으로 꼽은 ‘뷰티도시 서울’ 사업이 여러 시의원으로부터 육성과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받고 시의회에서 별도 조례로까지 발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뷰티산업 육성·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시의원은 해당 사업의 문제점을 담은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중심으로 한 동대문을 뷰티산업 허브로 구축하는 계획을 세우고, 내년 신규사업으로서 뷰티복합 문화공간 운영(19억5000만원), ‘뷰티산업주간(가칭)’ 개최(12억9000만원) 등 ‘뷰티도시 서울’ 추진을 위해 모두 43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뷰티도시 서울은 오세훈 시장 취임 후 구상인 ‘서울비전 2030’의 감성문화 관광도시 실현을 위한 세부 계획 중 하나다.

시의회의 예산 심의가 본격화 된 가운데 ‘가이드라인’ 격인 ‘2022년도 서울시 및 교육청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뷰티도시 서울 사업은 평가 절하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시의회 예산정책연구위원회와 시의회 사무처 예산정책담당관은 “한국의 뷰티산업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며 “공공의 지원이 없이도 높은 수준에 있는 바, 여타 신산업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지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또 ‘서울뷰티관광 페스티벌’, ‘서울 뷰티로드 개발’, 서울산업진흥원(SBA)의 뷰티 관련 중소 유망기업 해외 진출 판로지원 등 여러 기존 사업들과 중첩돼 통폐합과 중복 여부에 따른 감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시의원 27명이 발의한 ‘서울시 뷰티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의 제정 취지를 살펴보면 시의원들의 뷰티산업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이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시의원은 시의회 예산정책연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발의에 참여한 일부 의원은 예산안 심의를 맡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이다.

조례안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이들은 “뷰티산업은 미래 유망 사업 중 하나이며, K-뷰티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증가되고 있지만 K-뷰티 중심지인 서울은 뷰티산업에 대한 기본계획과 지원정책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례안에선 시장의 책무로 “뷰티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뷰티산업의 기반 조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 국제적 규모의 뷰티박람회 개최, 뷰티산업육성위원회 설치에 관한 조항도 담았다. 관련 필요 예산은 내년부터 연간 50억원씩, 5년간 25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일부 시의원들의 ‘이율배반’에 대해 서울시 내부에선 ‘반대를 위한 반대’가 빚은 촌극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 관계자는 “뷰티산업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오세훈 표 사업이니 보다 정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