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등원 여부·위기 가정 여부 등 확인 필요
아동학대 사각지대 가능성 제기돼
전문가들 “학대 피해 정황 있었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3살 아동이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자택에서 의붓아들 B(3) 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계모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20일 오후 “아내가 집에 있는데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한다”는 친부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B군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6시간 뒤 숨졌고 몸에서 멍과 찰과상의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점에 근거해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보고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초동 수사를 마치고 13세 미만 아동학대사건 이첩 지침에 따라 서울경찰청 여청수사대에 사건을 이첩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가정은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온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B군은 2018년생으로 지난달부터 12월까지 석 달간 실시 중인 정부의 올해 ‘만3세(2017년생)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의사 표현 등이 어려워 사실상 발견이 어려운 영유아기 아동 학대 피해자들은 주로 이 조사나 영유아건강검진을 통해 학대 정황이 외부에 알려지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B군이 아동학대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을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집 등원 여부 ▷친모의 면접교섭권 이행 여부 ▷위기 가정 여부 ▷B군의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대상 여부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단 얘기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어린이집 등원 여부, 영유아건강검진 여부 등을 통해 B군의 학대 피해 정황을 정부나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학대 당한 아동들의 사망 패턴을 보면 ‘양육자가 보여주지 않는 것’도 많이 발견되는데 친모가 아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면접 교섭권이 이행됐는지, 친부의 방임은 없었는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가해할 때 도망갈 수도 없는 힘 없는 어린 아이가 사회의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죽어간 사건”이라며 “매일 맞거나 울음을 크게 터뜨렸을 수 있는데 이웃의 신고 기회가 정말 없었는지, 양육자에게 분노조절을 하지 못하는 등의 심리적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건이 계모에 의해 발생됐다는 점이 부각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이 회장은 “아동학대 사건은 친부모에 의한 사건이 80%인데 계부모에 의한 사건인 경우 친부모가 상대적으로 의심하거나 신고를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해 더 부각이 되는 편”이라며 “공교육 내에서 아동 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부모교육을 늘린다거나, 무기징역 등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른 형벌이 강하다는 점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도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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