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 등 단체들 청계광장서 기자회견

이재명·윤석열 양당 대선후보 여성 정책 비판

단체들 “유권자로서 성평등 퇴행시키는 후보들 심판할 것”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대선 후보들의 성차별 해소와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대선 후보들의 성차별 해소와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여성단체들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양당 대선 후보들이 선거를 위해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성차별 해소와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책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8개 여성시민사회단체는 1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여성 관련 정책을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발언과 이 후보가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겠다는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현재 거대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과연 성평등 국가 실현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9일 여성가족부의 명칭을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해야한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바 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1일 여성가족부를 없애고 양성평등가족부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청년 공약을 발표, 성폭력특별법에 무고 조항을 별도로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 비전과 이에 대한 토론이 시급하고 중요한 시기에 두 후보는 ‘공정한 양성평등’, ‘젠더 갈등’ 따위의 허구적 담론을 오히려 부추기고 이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을 그저 ‘새로운’ 싸움, 혹은 남녀 간 동등한 사회적 위치와 상황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양상으로만 본다는 것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젠더 갈등’은 성평등한 사회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와 이에 대한 백래시(backlash·반동)를 여성 대 남성의 대결 구도로 보는 허구적 담론”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지금처럼 표 계산에만 골몰하며 현재의 잘못된 흐름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권자로서 성평등을 외면하고 퇴행시키는 후보를 준엄히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양당 후보들이 한국 사회에 대한 비전 제시는커녕, 누가 더 최악인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 흐름에 편승해 여성들의 입을 막고, 수많은 여성의 땀과 노력으로 이룩한 성평등 정치와 정책의 기반을 무너트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당선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하고, 임기 내내 침묵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성평등을 외치고, 정부의 전체 구조와 정책을 성평등하게 바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