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이용자들 “강사님, 왜 백신 미접종자인지 의아스러워”
헬스장 트레이너들도 미접종 가능…이용자들 “우리만 왜” 불만
전문가 “일반 사람들 입장에선 의아할 수 있어…형평성 고려해야”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힘들게 백신 맞았는데, 왜 강사님은 백신 미접종자인가요?”
경기 지역에 사는 30대 여성 양모 씨는 16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러 갔다가 당혹스러운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받기 위해 힘들게 백신을 2차까지 접종했는데, 막상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강사에게 접종 여부를 물으니 자신은 미접종자라고 했다는 것이다.
양씨는 “필라테스 수업을 할 때 유일하게 말하는 사람이 강사인데, 왜 말하는 사람에게 미접종을 허용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인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실내체육시설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백신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48시간 이내 발급한 PCR 음성확인서 등을 구비해야 한다.
그러나 실내체육시설에 종사하는 트레이너는 백신패스 적용 대상이 아니다. 미접종 상태에서도 실내체육시설 회원들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20대 신모 씨도 필라테스 강습 강사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신씨는 “필라테스 강습 공간이 생각보다 비좁고 밀폐된 데다, 여럿이 수업할 경우 서로 팔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공간에서 미접종자가 말하면 혹여나 감염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강사들은 이용자들의 우려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필라테스학원을 운영하는 강사인 윤모(35·여) 씨는 “저는 백신 미접종자라 오히려 헬스장에서 운동하지는 못하지만 필라테스는 강습자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강사들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충분히 조심하며 강습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헬스장 트레이너는 “코로나 백신을 맞고 부작용을 겪은 30대 헬스 트레이너 얘기를 최근 들어본 적이 있다”며 “몸을 만드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백신 등에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헬스장은 음식점과 달리 마스크를 벗고 말할 일이 없어 트레이너의 백신 미접종이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퍼스널프레이닝(PT)을 하는 회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오모 씨는 “다행히 내가 다니는 헬스장 트레이너들은 모두 백신을 맞았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트레이너 한 명이 미접종자일 때 이 한 사람이 여러 명의 회원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더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김영일 한국갈등조정진흥원 이사장은 “이용자들 입장에선 충분히 의아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며 “타업종 운영 인력처럼 백신 접종을 받게 해야 이용자들의 불안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헬스장 등은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되고, 다중이용시설 운영 인력들에게는 식당 등과 달리 일괄적으로 백신 미접종을 허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라며 “카운터 등 운영 인력이 직접적으로 코로나를 전파할 위험이 없다고 봤다”고 했다. 이어 “백신패스가 혹여 직업을 가진 이들의 일자리를 뺏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반영해 미접종을 허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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