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호남 동행 취재
전남 청년농업인들과 소통 행보
“MZ세대 구조적 불평등 해결”
독자노선 강조, 선명한 메시지
“지난 2018년 12월 경제부총리직을 나와 전국을 돌았습니다. 서울을 떠나 지방 행보를 시작했는데, 처음 시작이 전남이었고 동부권이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첫 방문지였던 강진을 찾았고, 이번에 다시 전남 동부권을 찾았습니다. 다른 후보들이 광주부터 찾았다면, 저는 초심을 생각하며 이곳 전남 동부권에서 정치 교체를 위한 시작에 나선 셈입니다.”
지난 11일 두 번째 민생 행보로 전남 광양을 찾은 김동연 대선 예비후보(새로운물결 창당준비위원장)는 “호남은 언제나 정치 변화의 중심이었고, 이번에는 정치 세력 교체의 진앙이 될 것이라 믿는다”라며 “지금 우리에게는 국민 통합과 지역 화합, 정치 화합이라는 ‘삼합’의 정치가 필요하다. 호남의 특산물인 삼합의 정치를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와 함께 ‘제3지대’를 선택한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검은색 큰 가방을 메고 첫 일정인 전남 동부권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깔끔한 정장에 파란 넥타이를 맸고, 하얀 마스크에는 자신의 대선 슬로건인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라는 문구가 붙었다. 과거 정치입문 당시 백팩을 메고 민생 행보를 시작해 화제가 됐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기자간담회 직후 진행한 광양 중마시장 방문에서도 미리 모인 200여 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현장 밀착 행보를 이어갔다. ‘아래로부터의 반란’이라는 구호를 외친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아직은 명함 주는 게 익숙하지 않다”고 웃음을 지어 보이는 등의 아직은 정치 신인의 모습이 엿보였지만, 김 후보의 비전과 메시지만큼은 기존 정치권과 분명하게 달랐다.
“국민이 지금의 정치판을 어떻게 평가할까,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경제 수장을 하며 잘못된 정치가 좋은 경제 정책을 어떻게 망치는지 목도했다. 지금 거대 양당의 누가 대통령이 돼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붕어빵 틀 안에 새로운 반죽을 넣어봐야 다시 붕어빵이 나올 뿐”이라고 했다. “당도 없고 조건이 좋지는 않지만,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함. 이 판을 바꾸려고 하는데 뚜벅뚜벅 지금처럼 걸어가겠다”며 독자 노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지난 정부에서 주택 공급대책을 펼쳤더라면 지금 정부에서 결과가 나왔을 것이기에 특정 시점만 갖고 경제 정책을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지금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이념화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현지 청년 농업인들과 민생 현장을 함께 한 김 후보는 현지 농협과 가래떡 행사장, 순천만 습지를 연이어 방문하며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순천만습지 생태교실에서 진행된 현지 농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수저 색깔에 의해서 자기 인생이 걱정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초광역권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지방 청년들에게도 고른 기회가 주어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간담회에서 “어렵게 수도권에서 귀농했지만, 대규모 농업에 집중된 지원 탓에 소규모 유기농 재배로는 정착조차 어렵다”는 한 청년 농업인의 질문에 김 후보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꼭 필요한 부분과 계층에 대해 가치 보상을 해줄 필요가 있다”라며 “보이지 않는 가치에 소비하는 날이 오게 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지방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 대한 호소에도 김 후보는 “출산한다고 무조건 1000만원을 주는 방식도 옳지 않다. 재정을 제대로 써야 한다”고 답하며 “정부는 돈을 많이 썼다고 하지만, 실제 저출산 해결을 위한 예산 집행은 되지 않았다. 이제는 사회의 전체적인 의식 전환과 인적 자원에 대한 질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의 현장 행보는 이날 밤까지 이어졌다. 지역 청년들과 함께 여수 해안가를 걸으며 청년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늦은 저녁 찬 바람에도 김 후보와 청년들의 대화는 계속됐고, 김 후보는 여수 하멜등대 앞까지 청년들과 함께 1시간여 걸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끝까지 귀담았다.
김 후보는 “청년들이 지금 가장 분노하고 있는 것은 구조적 불평등이었다. 취업과 과잉 격차로 인한 계층 이동의 단절, 주어지지 않는 기회에 대한 MZ 세대의 분노를 여과 없이 들을 수 있었다”라며 “들어보니 청년들은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분노가 많았다. 이를 듣고 새로운 정치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후보는 다음 주에도 광주광역시를 방문하며 호남 민생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광양·여수(전남)=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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