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규제에 ‘쇼핑 축제 분위기’ 극도 자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창업자 마윈(馬雲)의 당국 공개 비판 이후 규제의 집중 표적이 된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업체 알리바바가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11·11 쇼핑 축제(雙11·쌍십일) 기간 10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거래액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크게 낮아지는 등 성장세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IT 산업이 당국의 집중 규제를 받는 이른바 ‘규제의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처음 맞는 쌍십일 행사에서 알리바바를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들은 마케팅을 최대한 자제해 예년 쌍십일 축제 때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12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올해 쌍십일 행사 기간 자사 플랫폼에서 이뤄진 거래액이 5403억위안(약 99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9년 11월 11일 알리바바가 처음 쌍십일 쇼핑 축제를 시작한 이래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매년 지속되던 폭발적인 성장세는 급속히 꺾였다.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8.4%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의 85.6%보다 급감한 수치다.
알리바바의 쌍십일 쇼핑 축제 거래액은 2017년 1682억위안, 2018년 2135억위안, 2019년 2684억위안, 2020년 4982억위안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쌍십일 거래액 성장세의 급속한 둔화가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IT 업체들을 둘러싼 규제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반대’를 빅테크 규제의 주요 명분으로 내걸며 대형 IT 기업들의 성장을 견제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사세 확장을 상징하는 11·11 쇼핑 축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최근 해외업체 인수·합병, 행사 기간 연장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왔다. 그러나 올해엔 국정 시책에 맞춰 환경보호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앞세우고 외형 부풀리기를 위한 ‘인위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는 또한 쇼핑 축제가 공교롭게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길을 닦는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 폐막일과 겹쳤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 등 업체들이 공산당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쌍십일 행사 폐막 이후 올해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을 거란 관측마저 나왔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내외신 기자들을 대거 초청해 진행하던 미디어 행사를 올해는 취소했고, 실시간 매출 정보 공개도 극도로 꺼렸다.
알리바바는 11일 0시부터 45분 동안 애플, 로레알, 화웨이, 훙싱얼커 등 382개 브랜드의 판매량이 1억위안(약 185억원)을 넘었다는 짤막한 발표만 했다가 이날 행사 최종 마감 이후에야 총 거래액 위주로 비교적 간단한 자료를 공개했다.
예년에는 실시간 매출액 추이를 공개했고, 중국 매체들은 새벽부터 이를 경마식으로 앞다퉈 보도하면서 요란한 축제 분위기가 형성됐다.
당국도 쌍십일 축제를 앞두고 알리바바 등에 노골적으로 경고에 나섰다.
광둥성 시장감독총국은 최근 알리바바를 포함한 16개 온라인 플랫폼의 광둥성 지역 관계자들을 소집해 행정 지도 회의를 열고 11·11 쇼핑 축제를 맞아 부당 경쟁을 비롯한 법규 위반 행위를 하지 말도록 요구했다.
과거 한때 ‘싱글의 날’이라는 뜻의 ‘광군제’(光棍節)로도 불렸던 11·11 쇼핑 축제는 2009년 11월 11일 알리바바가 처음 시작해 올해 13회째를 맞았다.
알리바바의 할인 행사가 대성공을 거두자 중국에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너도나도 같은 기간 할인 경쟁에 뛰어들면서 매년 11월 11일은 중국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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