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시험에 맞는 언어 사용 어려운 것,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위법한 차별행위
“20년 이상 운전 경험자도 최대 20여회까지 시험 응시하기도”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이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가 청각장애인의 택시 운전면허 취득과 관련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제출했다.
8일 오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사단법인 두루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각장애인이 제대로 된 자격을 가지고 택시운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만들어야할 때”라며 “시험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은 누군가에게는 생계가 걸려있는 소중한 기회이기에 반드시 그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현행 택시운전자격시험에선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에게 맞는 정당한 편의가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어 수어와 다른 문장식 언어로 되어있는 시험문제를 풀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단체는 “실질적으로는 자신에게 맞는 언어로 시험을 볼 수 없는 과정에서 청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어로 제공되지 않는 시험의 절차로 인해 20년 이상 운전을 해 왔던 사람의 경우에도 작게는 5회에서 많게는 20여회까지 시험을 응시하고 있다”며 “현재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자격 취득 전에 주어지는 임시택시운전자격으로 일을 하고 있으며, 정식으로 일하기 위해선 자격시험의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한국교통공단이 청각장애인에 대한 택시운전자격시험 응시와 관련된 편의 제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번 진정서 제출 전 공단에 유선상으로 확인한 결과, 수어필기시험의 경우 개발에 비용이 많이 소용되지만 응시하는 청각장애인의 수가 적다”며 “수어통역사 제공 또는 대동허용에 대해선 수어통역의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워 부정행위 발생에 우려가 있어서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단체는 “정당한 편의제공은 필요한 사람의 수에 따라 제공자가 시혜적으로 제공을 결정하는 혜택이 아니며, 단 한사람이라도 장애를 이유로 필요한 경우 마땅히 제공되어야 하는 평등권을 기본으로 하는 권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어와 관련한 부정행위가 우려된다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답변은 어느 시험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시험에 응시하는 다수의 장애인을 범죄자 취급하며 전가하고 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청각장애인이 택시운전자자격시험 응시를 위해 필요한 편의 시설을 공단이 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위법한 차별행위로 간주, 인권위에 시정권고를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평등하게 치러야 하는 시험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은 누군가에게는 생계가 걸려있는 소중한 기회이기에 반드시 그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기관과 행정부처가 전혀 시정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차별과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인권위가 의미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