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해 러시아와 합병된 크림반도가 그 어느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림반도는 러시아와는 국경이 인접해있지 않아 사실상 섬처럼 떨어져 있고 주민들은 식료품, 에너지 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대부분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바다를 통해서만 물자를 반입받고 있는 크림 주민들의 에너지ㆍ식료품 부족 실태를 보도하며 육로를 잇기 위한 분리주의 운동이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다시 재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FT에 따르면 크림의 일부 지역은 석탄공급이 원활치않다. 페르모마이스키 지역 한 석탄 중개상은 “(석탄)부족이 심각하다”며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두 배가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곳 주민들이 어떻게 겨울을 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크림반도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했다. 이곳 주민의 수는 240만 명에 이른다. 상수도 및 전기 공급의 80%를 우크라이나에서 받고 있고 식료품이나 소비재, 석유 및 석탄공급량도 전체의 3분의 2에 달한다.

세르게이 에고로프 에너지 장관은 올 겨울 정부 및 공공분야에서 필요한 석탄의 양은 3만2000톤으로 1만7500톤을 저장중이고 5000톤이 추가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생활에 요구되는 석탄이 추가로 3만톤이 필요해 대규모 에너지난이 예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크림정부는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 지난 여름 러시아로부터 수백 대의 디젤 발전기를 수송해왔다.

발전기 가동을 위한 석탄 및 석유 공급이 최우선이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경을 통해 크림으로 흘러들어가는 물자 반입을 점차 줄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도로와 철도로 연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터널이나 다리를 건설하는데 3년이 걸리고 비용 역시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화물선을 이용해 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하지만 케르치 해협의 얕은 수심 때문에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운행이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지역 수송당국은 날씨가 나쁘면 3~5일 가량 운행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당국은 그 대안으로 케르치 해협을 포기하고 크림반도의 케르치항과 러시아 본토의 카프카스를 잇는 두 개 항로를 열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만약 이같은 노력들이 모두 실패한다면 육로를 개척하기 위해 분리주의자들이 들고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크림 출신의 우크라이나 정치 평론가인 타라스 베레조베츠는 FT에 “이같은 위기가 크림반도로 필수품을 공급하도록 러시아로 하여금 반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군사적 행동을 취하도록 더욱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