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연합]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검찰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지 약 9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박규형)는 16일 이 전 차관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을 처음 담당했던 경찰관 A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특수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은 이 전 차관이 지난해 12월 법무부차관에 임명된 후 언론 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전 차관이 공직에 복귀하기 전인 같은 해 11월 6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를 폭행했는데 경찰이 단순폭행으로만 판단하고 입건조차 하지 않은 채 내사 종결한 게 부적절하다는 보도였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으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와 무관하게 처벌을 검토할 수 있는데, 이 전 차관이 수사를 피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였다.

이후 피해자인 택시기사에게 사건 이틀 뒤 영상 삭제 대가로 1000만원을 건넨 의혹도 추가로 불거졌다. 택시기사는 블랙박스 영상 원본을 삭제했다가 복구업체에서 복원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차관은 합의금을 보낸 건 맞지만 영상 삭제 대가는 아니라고 주장했고, 합의 종료 후 영상 유포를 우려해 삭제 요청을 했지만 원본 영상을 지워달란 것이 아니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차관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고 판단했다. 증거인멸 혐의로 송치된 택시기사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의 당시 폭행 사건 자체를 수사했고, 경찰은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 원본 삭제를 둘러싼 증거인멸 의혹 등을 수사했다. 경찰은 조사를 거쳐 지난 6월 이 전 차관이 피해자인 택시기사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고 판단하고 혐의를 인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 발생 당시 부실수사 의혹을 일으킨 서초경찰서 관계자들 중에선 처음 사건을 맡았던 A경사만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송치했다. 당시 서초경찰서장과 과장, 팀장 등은 A경사에 대한 지휘 감독 소홀 책임 등과 보고의무 위반만 묻기로 하고 송치하지 않았다. 이들은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진상 파악 과정에서 이 전 차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임을 알았으면서 서울청에 “평범한 변호사로 알았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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