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취업 못해 귀성 고민

62% “일자리 상황 악화” 전망

불공정 현실 보며 상실감 더해

내일 ‘청년의 날’ 되돌아본 그들

#1. 서울 마포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김모(27) 씨는 이달 초부터 다가올 추석이 두렵기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했으니 걱정 말고 (고향에) 내려오라”는 부모님의 독촉은 성가시기만 했다. 졸업한 지 반년이 넘도록 가족들에게 변변히 내세울 것이 없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했기 때문이다.

#2. 서울 은평구에 사는 회사원 최모(31) 씨는 17일 하루 연차를 냈다. 본가에 미리 내려가기 위해서다. 대학에 입학하며 상경, 국가장학금까지 신청하며 어렵게 졸업한 뒤 2년 전 겨우 직장을 잡았다. 이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나는 운이 좋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박탈감은 여전하다. 집 한 칸 마련하려고 돈을 모았지만, 끝없이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이미 꿈을 접은 지 오래다. ▶관련기사 3면

18일은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날이자, 제2회 ‘청년의 날’이기도 하다. 청년의 날은 청년의 권리 보장과 청년 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로, 올해가 2회째다.

청년의 날의 제정은 정부가 그만큼 청년의 삶을 신경 쓰고 있다는 근거일 수 있다. 하지만 뜯어보면 그만큼 청년의 삶이 어렵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코로나19를 차치하고서라도, 김씨처럼 직장도 없고 앞도 캄캄해 대명절이라는 한가위에 고향집에 내려가 편하게 쉬는 것조차 어려워진 청년이 상당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만 18~29세 542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2.9%는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9.5%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도 작다고 봤다. 70.4%는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될 가능성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보건복지부가 7월 펴낸 ‘2021 자살예방백서’를 보면 실태는 더 심각하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해 만 19~29세 20명 중 1명은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고 한다.

청년들이 매사에 부정적이고, 절망하는 이유는 왜일까. 취업준비생 장모(25·여) 씨의 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집은 없지만, 내 생애 언젠가는 집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해 왔다. 하지만 치솟는 집값을 보니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바라던 직장을 떨어져 더 힘들다. 추석 기분도 안 든다”고 토로했다.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2019년 ‘조국 사태’ 등 청년을 좌절하게 만든 불공정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누군가는 반칙을 해서 높은 사회적 지위를 쉽게 누린다. 일반 청년은 엄청난 노력을 해도 취업이 쉽지 않으니 희망을 잃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도 추석이다. 청년들은 최씨처럼 고향을 가거나,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보름달 같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신상윤·채상우·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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