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섬 구성 스페인 최대 휴양지 연안 해저유전 개발 추진에 술렁…원유유출 사고땐 환경재앙 우려도

‘검은황금(석유)’을 마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페인 최대 관광 휴양지인 카나리아제도 주민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 “대부분의 지역은 원유개발 뉴스에 샴페인을 터뜨리지만, 카나리아제도는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나리아제도는 스페인 본토 리베리아 반도에서 1000km 가량 떨어져 있는 크고 작은 섬 7개로 이루어진 스페인령 군도다.

대서양을 품은 은빛 해변과 에메랄드빛 바다 풍광으로 ‘지상낙원’으로 불린다. 영국과 북유럽인들이 은퇴 이후 삶을 보내고 싶은 1순위 지역이고, 유럽인들의 단골 허니문과 여름 휴가지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1200만명에 이른다 올해는 중동정세 불안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상반기에만 800만명을 넘어섰다.

카나리아제도가 ’검은황금’으로 술렁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부터다. 스페인 정부는 당시 카나리아제도 연안의 해저 유전 발견을 최종 확정하고, 스페인 최대 에너지기업 렙솔의 심해시추 및 셰일시추기술 라이센스를 통과시켰다.

렙솔이 본격적으로 카나리아제도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트라 지역의 시추를 예고하자 주민 20만명이 반대시위를 벌였다. 카나리아 총인구 200만명 중 10%가 거리로 나선 것이다.

파우리노 리베로 카나리아제도 대통령은 “우리의 부(富)는 우리의 기후와 하늘, 바다 그리고 군도의 경외로운 풍광에서 나온다”며 “원유는 관광산업 및 지속가능한 경제와 양립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카나리아제도 정부는 오는 23일 ‘카나리아 환경과 관광모델을 석유와 가스탐사로 바꿔야한다고 믿습니까’를 묻는 주민투표도 실시한다.

카나리아제도 오일캐쉬에 들떠 있는 렙솔은 이 지역에 22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렙솔은 푸에르테벤트라 동부해안 탐사에 75억유로(10조1500억원)를 투자했다.

가디언은 “원유 매장량을 조정하면, 유정에서 향후 10년간 하루 11만배럴를 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스페인 전체 원유 수요의 10%에 해당한다. 연간 400억달러(54조원) 비용을 들여 석유 99%를 수입하고 있는 스페인 정부로서는 노다지인 셈이다.

렙솔 측은 “원유개발에 필요한 모든 개런티를 제공했다”며 연내 시추 착수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리베로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멕시코, 나이지리아에서 알 수 있듯이 원유개발 이익이 주민들에 돌아오는 경우는 없었다”며 “뿐만 아니라 심해원유는 멕시코만의 환경 재앙과 같은 거대한 리스크를 고조시킨다”고 역설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원유 유출 사고다. 만에 하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면 카나리아제도의 경제기반인 관광산업은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 지역 관광산업 규모는 130억유로(17조6000억원)로, 국내총생산(GDP)의 32%를 차지한다. 카나리아제도의 40%는 자연보호지역이고 3곳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지정돼 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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