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질서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아수라장을 만들고, 한여름엔 웃통을 벗어제끼며 고성방가를 일삼던 ‘천방지축’ 중국 베이징(北京) 시민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문화 대혁명’ 바람이 불고 있다.

베이징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대대적인 ‘에티켓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최근 경제성장으로 전세계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했지만, 국제 상식을 벗어난 행동으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베이징 시민들이 APEC을 계기로 세계 정상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베이징시가 추진한 ‘멋진 베이징 시민이 되어 APEC을 맞이하자-시민화되고 예의바른 승객들’이란 캠페인을 통한 시민 에티켓의 변화상을 소개했다.

아침 러시아워때의 베이징 대중교통 탑승 현장은 질서도 없이 혼잡한 가운데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중국 해외 관광객의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데, 이같은 무질서는 베이징시의 이미지를 더욱 실추시킨다.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여름부터 시행한 ‘멋진 베이징 시민’ 캠페인은 버스 및 지하철을 탑승하는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례로 베이징 시민이 대중교통을 질서있게 이용했다는 사실을 소정의 양식을 작성해 증명하면 당국으로부터 10달러의 지하철 승차권과 함께 인증서를 받게된다. 여기엔 4만 명에 달하는 지원자들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는 노란 재킷을 입은 8000명의 시민들이 배치돼 질서있는 행동을 독려하고 있다. 대다수는 나이든 은퇴자들이다. 이들은 “시민화된 베이징을 만들기위해 노력하자”고 외치면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일부 시민들은 베이징이 도시생활 측면에서는 인정을 덜 받고 있는데 실제 사람들의 행동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WSJ은 전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치른 중국은 수 년 동안 이같은 노력을 해 왔다. 보행자들이 길가에 가래를 뱉지 못하도록 거리에 가래침을 뱉는 통을 마련하기도 했다. 2002년엔 ‘나와 함께 문명화된 베이징이 시작된다’란 문구를 써넣은 티셔츠를 나눠주면서 거리에 웃통을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근절시키기도 했다.

베이징시 정신문명건설지도위원회가 집계한 시의 ‘문명화 지수’는 지난 2005년 65.21에서 2012년 83.26으로 크게 개선됐다. 이 지수는 휴대전화 진동 설정 등 시민들의 행동양식을 관찰하고 지수화시킨 것이다.

이처럼 베이징의 문명화 정도가 개선된 것은 중국이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 생활 수준이 전보다 높아졌고, 시 당국 역시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확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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