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고노 다로 등 물망
작년 2위 낙선 기시다 출마 선언
‘코로나 방역 총괄’ 고노 다로 여론 우호적
‘방위통’ 이시바 시게루, ‘젊은피’ 고이즈미 신지로도 거론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대권 후보군이 주목받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한·일 관계 냉각기를 통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 대신도 거론된다.
스가 총리는 3일 자민당 당직자 회의에서 오는 29일로 예정된 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의 뒤를 이어 총리대신에 오른지 1년 만에 단명 총리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자민당 총재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다. 중의원 총선은10월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자민당으로서는 급격히 지지율이 떨어지는 스가 체제로 선거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시다 후미오는 이미 지난달 26일 출마를 선언했다.1993년 치러진 중의원 총선에 출마해 첫 당선한 이후 30여년 간 정치인으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아베 신조 내각에서 중용된 인물로 꼽힌다. 2007년 내각부 특명대신, 소비자 행정 추진 담당 대신, 우주 개발 담당 장관 등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는 자민당 내 온건파로 평가받는 굉지회 회장직을 맡았다. 2차 아베 내각에서 외무대신을 맡아 2015년 우리나라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회담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10억엔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 문제에 대해 ‘최종 해결됐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지만 스가 총리에 밀려 2위에 그쳤다.
고노 다로는 기시다의 후임으로 외무상에 발탁됐다. 2018년 10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 대해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듬해 8월 1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리더십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고 발언, 외교적 결례를 유발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올해 초 스가 내각에서 백신담당대신으로 임명됐고, 2020 도쿄 올림픽을 치르는 과정에서 방역 책임자로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 5월 백신 접종 예약 혼란 사태에 대해 ‘완전히 나의 실패’라고 인정하며 사죄했지만, 오히려 책임지는 자세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아직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2008년, 2012년, 2018년, 2020년 총 4차례 총재 선거에 출마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또 한 번 도전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유권자 상대 주요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 1,2위를 다투고 있는 그는 일본 정치인 중에서 국방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로 손꼽힌다. 국내에서는 우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일 문제에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다만 강제징용이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방위 전문가답게 독도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인물로 꼽힌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당내 장악력이 떨어지는 점이 걸림돌이다. 의원내각제 특성상 여론 조사 수치보다 자당 지지율이 더 중요하다.
젊은 정치인으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도 거론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1981년생 만 40세의 젊은 나이다. 2007년 부친의 개인비서로 활동하며 정치에 입문했고, 2009년 중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했다. 정치인으로서는 독특한 화법을 구사해 국내에서도 ‘펀쿨섹좌’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2019년 9월 환경대신 취임 직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회의 전날에 “기후변화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뜻을 알 수 없는 모호한 문장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지만, 일본 젊은층에서 희화화되며 오히려 인지도를 쌓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2019년 광복절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논란이 일었다. 드물게 ‘젊은 피’로 꼽히지만 자민당 내 경쟁자들이 ‘포스트 아베’ 라는 평가를 받는 데 비해 무당파 비주류 소속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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