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입법 강행 추진에 업계 촉각
업계 “지역민에 250억 직접 지원”
내년 지방선거 앞둔 광역단체들
세수확대 치적 쌓기용 전락 우려
시멘트업계가 또 다시 지역자원시설세, 이른바 ‘시멘트세(稅)’ 논란에 휩싸였다. 19대 국회 때부터 시작돼 6년 넘게 지속돼 온 사안이다.
20대 때는 야당 지역구 의원이 주도해 추진됐다 이중과세 문제 등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는 여당의원(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 발의로 추진되고 있다.
내용은 20대 때와 동일하다. 시멘트 생산량 1t 당 1000원의 지역자원시설세를 부담하도록 하는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 27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다시 상정됐다.
지난해 11월 첫 법안심사가 이뤄진 이후 시멘트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대 속에 입법은 지난 20대 국회 때와 같이 법리적, 경제적 타당성 부족으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었다.
현재 시멘트 주원료인 석회석 채굴에 지역자원시설세가 부과되고 있다. 또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 등 환경비용에 대한 중복과세 논란은 여전하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연간 500억원이 넘는 이중과세를 떠안아야 하는 시멘트업계는 줄기차게 부당성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법안 처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여당과 광역지자체는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쌍용C&E, 삼표시멘트, 한일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한라시멘트 등 7개 시멘트 생산기업들이 이에 반발해 선수를 쳤다. 각각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와 250억원 규모의 자발적 사회공헌 기금조성 협약을 최근 맺었다. 정치권의 술책에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7개 사 모두 연내 기금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지역별로 직접 주민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멘트세가 통과될 경우 부과되는 세수는 지방세로, 시멘트공장이 소재한 기초 지자체가 아닌 강원도, 충북도 등 광역 지자체의 곳간에 채워진다. 법안은 확보되는 세수를 광역단체에 35%,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에 65% 배분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럼에도 입법 취지는 ‘시멘트 생산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비산먼지, 소음·악취 등으로 인근지역 주민에게 환경오염 및 건강상 피해를 주고 있음에도 지역자원시설세가 과세되지 않아 과세형평성이 저해되고 있다’고 돼 있다. 지역민 선동과 포퓰리즘적 논리가 느껴진다. 즉, 이 문제는 끝장을 보지 않는 한 언제든 반복될 수가 있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시멘트 생산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다수 포함된 7개 업체 노동조합들도 “시멘트업계는 그동안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지역발전기금 출연, 지역인재 채용, 장학사업, 재난지원금 기부 등 직접적인 지원을 시행해 왔다”고 하겠는가. 노조들은 또 “(지역민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는 상황에서 지역자원시설세 추진은 향토기업과 지역간 상생협력에 차질을 초래한다”고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시멘트세 도입이 정치논리로 강행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처리가 추진되는 시점이다. 여당은 이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법안이 처리되면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나서게 될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세수 확대를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를 넘기게 되면 국정감사, 예산안 심사 등 굵직한 정치 일정으로 법안처리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공산이 크다. 어물쩡 올해를 넘길 경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진다. 이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 이전 정치적 목표 달성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시멘트업계는 “지금까지 지역과 상생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고, 여기에 연간 250억원을 직접 지원을 추진하는 시점이다. 당위성 없는 시멘트세를 강행하려는 정치권과 광역단체의 속내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건설경기 악화, 원자재값 상승 등 악재가 중첩된 시멘트산업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처사”라고도 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