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계약서 만들어 금액 부풀려

1심 무죄 판단한 배임 미수 혐의 유죄로 결론

항소심서 추가한 근기법 위반도 유죄

법원 “교원 직위를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

조국 전 장관 동생 조권씨. [연합]
조국 전 장관 동생 조권씨.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허위공사계약서를 만들어 웅동학원에 ‘셀프소송’을 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1년을 선고 받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친동생 조권 씨가 항소심에서 형이 크게 늘고 법정구속됐다. 이번 판결을 통해 조씨가 만든 16억원짜리 공사대금 채권이 가짜였다는 점이 사실로 확인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옥)는 26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추징금 1억4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조씨가 가짜 공사대금 채권으로 웅동학원에 10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는 업무상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을 뒤집고 업무상배임 고의가 있다고 봤다. 조 전 장관의 부친은 1996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웅동학원 공사를 맡아 일부를 둘째 아들 조씨에게 하도급 줬다. 여기서 생긴 16억원짜리 채권은 약정에 따라 연 이자율 24%가 적용됐고, 현재는 100억원이 넘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채권이 허위라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실제 공사도 없었을 뿐더러, 1996년 당시 조씨의 회사가 건설기술을 보유 하지 않아 수주 진행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조씨가 하도급 받은 공사 계약서가 1996년이 아닌 2006년에 작성된 점도 밝혀냈다.

재판부는 “조씨는 부친과 함께 양수금채권 관련 허위의 서류를 작출해 웅동학원을 상대로 약 51억원 상당의 채권이 있는 것처럼 거짓 소송을 제기해 무변론 승소판결을 받았다”며 “웅동학원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린 것으로, 그 경위나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웅동학원이 가압류 취소 등의 절차를 통해 등기된 가압류를 없앨 수 있는 만큼 실제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 업무상배임 미수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항소심은 검찰이 공범들과 형평성을 언급하며 추가로 기소한 근로기준법 위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공범들과 함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해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에 영향을 미쳤고, 그 과정에서 1억8000만원을 취득한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근로기준법 9조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않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조씨의 범행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착복하기 위해 교원이라는 직위를 단순히 돈만 있으면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또 도피 자금을 주고 공범 한 명을 필리핀으로 도피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형사사법 기능을 방해했다”며 유죄로 뒤집었다.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던 2016~2017년 교사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로부터 총 1억8000만원을 받고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 등을 빼돌려 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조씨는 2006년 10월 허위공사계약서를 만들어 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조씨의 부친은 웅동학원 이사장이었다. 1996년 웅동학원이 운영 중인 웅동중 테니스장 부지 등 건설을 맡으면서 아들인 조씨에게 일부 하도급을 줬다.

당시 16억원대 공사대금 채권을 쥔 조씨는 두 차례 소송을 통해 금액을 불렸다. 계약서상 채권액은 16억원에 불과했지만 연 이자율 24%가 붙어 110억원을 넘긴 상태다. 하도급 공사 계약서가 작성된 시점도 1996년이 아닌 10년이 지난 2006년이었다. 조씨는 1심에서 허위 공사채권이 형성된 과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작고한 부친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떠넘겼다. 1심 재판부는 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