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중단, 확산 제한적

은행별 대출 증가율 따라 검토

금융당국 풍선효과 경계

농협銀 주거래고객 이탈 가능성

NH농협은행이 ‘가계대출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서 다른 은행도 이에 합세할지 주목된다. 아직은 추가 은행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농협 외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고려할 때 중단을 단행하는 은행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농협은행 주거래고객은 우대금리 등 대출 혜택을 포기하고 타 은행 거래를 고민해야 할 처지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신용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전반을 중단한 주요 배경에는 올해 10% 이상 늘어난 집단대출(중도금·이주비·잔금)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조2152억원이던 농협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올해 7월 말 34조482억원으로, 3조3384억원 늘었다. 이에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8.3% 증가했고, 전체 가계대출은 7.1% 늘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집단대출이 많았다”며 “승인된 집단대출 수요를 조절하는 데에 한계가 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이 당장 국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국내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가운데 금융 당국이 제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5~6%)를 넘긴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6대 은행 가운데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작은 곳은 신한은행(2.2%)이다. 이어 KB국민은행 2.6%, 우리은행 2.9%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4.4%로,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크다.

다만 은행별로 내부 상황에 따라 목표치 하회사에도 제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가계대출 증가율이 다른 만큼 각각 대출 제한 조치에 대한 필요성도 다르게 판단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큰 곳은 향후 대출 제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농협은행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이전되는 풍선효과를 경계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적극적인 만큼 농협은행을 제외한 은행에서 급격히 가계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자산가격 상승과 저금리가 맞물리면서 급증한 전체 대출 수요는 불안 요인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자산시장 수익률이 높다 보니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여전히 많기에 (농협은행 대출 중단으로 인한) 풍선효과를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생활자금이 아닌 불요불급한 대출은 은행들의 관리로 어느 정도 억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출 중단의 가장 큰 피해자는 농협은행 주거래고객이다. 수년간 농협은행과 거래하면서 우대금리 등 대출 혜택을 쌓아놨는데 한시적이지만 대출 혜택을 받을 길이 사라진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 은행과 오래 거래해온 고객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이 대출을 받을 때”라며 “이번 조치로 농협은행 주거래고객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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