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하루에만 1만여명 잔여백신 접종

“백신 부작용보다 감염 걱정이 더 커”

18~49세 10부제 예약 뒤 추가예약 실시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사당종합체육관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 반응 확인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사당종합체육관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 반응 확인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감염 걱정에 잔여백신이라도 먼저 맞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희귀 혈전증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제 하루에만 3040대 1만명이 잔여백신을 신청해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루 SNS 당일 예약과 각 의료기관이 관리하는 예비명단을 통해 AZ 잔여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총 1만1651명이다. 이 중 30대가 3246명, 40대가 6760명으로 접종자의 85.9%(1만6명)를 차지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13일부터 위탁의료기관, 보건소, 요양병원·시설 등에서 AZ백신을 접종한 뒤 남는 물량을 30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접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AZ백신은 당초 5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서만 접종하도록 권고돼 왔지만 현장에서 버려지는 백신을 최소화하기 위해 접종 연령을 부분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각 의료기관에서는 예비명단을 활용해 AZ백신을 30∼40대 연령층에도 접종했으며 SNS 당일 예약을 통한 접종도 17일부터 시작했다.

홍정익 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30세 이상 연령층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예약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mRNA 백신을 맞을지, AZ 잔여백신을 맞을지 판단해서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잔여백신의 접근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접종 대상자가 다 맞고도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백신이 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부분에 대해 기회를 제공해 선택의 기회를 준다는 차원으로 잔여백신 접종 연령을 30대 이상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50세 미만 연령층은 1차로 AZ백신을 맞은 뒤 2차는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단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는 AZ백신을 한 차례 더 맞을 수 있지만 보건소 등에서 접종 백신을 변경해야 한다.

실제 10부제 사전예약을 통해 9월 접종 일정이 정해진 사람 중에도 잔여백신을 신청하려는 사람이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A씨(40대)는 “9월 중순 접종할 예정이지만 워낙 감염자가 많다보니 하루라도 빨리 맞고 싶은 마음에 잔여백신이 있는지 매일 검색하고 있다”며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감염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다보니 예약이 되어 있더라도 불안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일찍 맞으려는 심리로 보인다”며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도 있겠고 부작용보다는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접종 일정에 따라 진행하는 것을 권하고 싶지만 잔여백신은 본인의 선택”이라며 “다만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에 가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8~49세에 대한 '10부제 예약'은 19일 오후 6시로 종료되지만 예약 기회를 놓쳤거나 아직 접종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서는 추가 기회가 주어진다. 아직 접종 일정을 예약하지 못한 36∼49세(1972년 1월 1일∼1985년 12월 31일 출생자)는 이날 오후 8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추가로 예약할 수 있다. 18∼35세(1986년 1월 1일∼2003년 12월 31일 출생자)는 하루 뒤인 20일 오후 8시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 예약할 수 있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10부제로 예약한 18∼49세 연령층의 예약률은 60.3% 수준이다. 60세 이상 고연령층 등 다른 대상군과 비교하면 수치 자체가 낮지만 이미 백신을 맞은 사람도 상당한 데다 추가 예약 기회도 있는 만큼 최종 접종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