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교사 처벌할 수 있는지
미공개 정보이용 장외 매수 등
대법서 치열한 법리논쟁 예고
1·2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이 결국 대법원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미공개 정보 이용과 증거인멸 교사 혐의, PC증거 능력 인정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상고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전날 배우자인 조국 법무부장관이 대법원 판단을 받겠다고 밝힌 만큼, 상고는 확실시된다. 검찰 역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로 뒤집힌 혐의를 다시 다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상고심은 법률심이기 때문에, 증거수집을 새로 하거나 사실관계를 바꾸지는 않는다. 다만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증거 확보 과정이 적법했는지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을 시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처벌할 수 있는지 ▷장외 매수 과정 미공개 정보이용 행위에 대한 유·무죄 판단 등 3가지는 법리적 쟁점이 될 수 있다.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에 증거능력을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변호인단이 1,2심 모두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피의자인 정경심 교수가 아닌 동양대가 보유하고 있던 PC를 영장없이 확보했다. 형사소송법상 임의제출은 영장을 요구하지 않는다. 변호인단은 PC 안에 들어있는 전자정보는 정 교수의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정보 추출 과정에 변호인 참여권은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검찰은 현행법상 제3자 임의제출물에 대해 피의자의 참관 권리를 인정하는 규정도, 판례도 없다고 설명한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정당한 보관자에게 수사기관이 받아 수집한 증거를 작성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압수수색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며 “(대법원에서)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1심에서 유죄로 봤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로 바뀐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가장 치열한 법리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죄 판단이 날 경우 대법원에서 정교수의 형량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벌금 액수도 항소심 5000만원에서 1심과 같은 5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정교수는 2018년 1월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로부터 코스닥 상장사 WFM 군산공장 가동소식을 듣고 동생 명의로 주식 12만주를 장외 매수했다. 1심은 12만주 중 10만주는 당시 그 정보를 모르고 있던 우모 씨에게 매입한 만큼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범행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면 항소심은 12만주 매수 전체를 무죄로 봤다. 우씨에게 직접적으로 주식을 매수한 당사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이고, 이 거래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것일 뿐이어서 정 교수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거래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가 자택의 PC 저장장치와 동양대 교수실의 PC를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에게 숨기라고 지시한 혐의는 항소심에서 오히려 유죄로 바뀌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대법원의 판단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1심은 정 교수가 증거은닉을 지시한 교사범이 아니라, 함께 범행한 공범이라고 봤다. 자기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 반면 항소심은 정 교수를 지시자로 보고 증거은닉 교사혐의를 인정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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