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후 일하다 차에도 졸도하기도

유치원 교사 ‘금요일 오후 접종’

일선 경찰도 “병가는 언감생심”

정부에서는 백신 접종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택배기사나 돌봄종사자 그리고 경찰 등 일부 직군에겐 '다른 세상' 일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123rf]
정부에서는 백신 접종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택배기사나 돌봄종사자 그리고 경찰 등 일부 직군에겐 '다른 세상' 일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123rf]

정부가 백신 휴가를 권장하고 있지만 택배 기사, 돌봄 종사자, 지구대·파출소 경찰관 등 일부 직군에서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유급 휴가는 커녕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하자 아파도 출근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경기 용인시에서 택배 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 씨는 2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수요일이었던 14일 화이자 1차 백신 접종을 마친 다음날 정차한 택배 차량 안에서 약 1시간30분 동안 졸도했다”고 했다.

김씨는 “백신을 맞은 당일에도 물량 225개를 처리했다가 저녁쯤 돼서 ‘몸이 좀 안 좋다’고 생각했다”며 “다음날은 더 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택배기사는 백신 휴가는 커녕 자비로 대체 인력을 구해야 쉴 수 있는데 요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물량이 많아지자 대체 인력은 구하지도 못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씨와 같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30대 택배 기사 역시 백신을 맞고 분류 작업을 하던 도중 쓰러져 119에 신고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돌봄 교실, 유치원 등 돌봄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도 백신을 맞고도 출근하거나 금요일 백신을 구하기 위해 ‘예약 러시’ 현상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인천에서 근무하는 20대 중반 유치원 교사 A씨는 금요일이었던 23일 화이자 2차 백신을 접종받았다. A씨는 “수업을 펑크낼 수가 없어서 대부분 수업이 끝난 금요일 오후에 접종을 권하고 평일에 백신을 맞아도 대부분 다음날 정상 출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체 교사를 구해주는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유치원은 그렇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13일부터 돌봄 교사들도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접종 시기가 겹치자 유치원 교사들이 대체 인력으로 돌봄 교실을 떠맡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계호 전국교육공무직노조 서울지부 조직국장은 “백신 휴가를 사용하려면 대체 인력을 뽑아 놓고 가야 하는데 지금 서울 전체 돌봄 교실에 충당할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백신을 맞은 다음 날 아플 때 쉬도록 했지만 (백신)접종받고 아플지 안 아플지 모르니 대체 인력을 얼마만큼 마련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라고 했다.

돌봄뿐 아니라 민생 치안 등 사회 필수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 관계자는 “13일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받고 미열이 있었지만 오늘(14일)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 당시에는 열이 39.8도까지 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에서는 백신 접종 후 병가를 내고 쉬라고 하지만 지구대 인력이 부족해서 그럴 수 없다”며 “어제도 백신을 맞은 경찰 3명 모두 정상 출근했다”고 털어놨다.

신주희 기자·유혜정·신혜원 수습기자


joohee@heraldcorp.com